[한·일 정상회담] '북핵 3각 공조' 구축…셔틀외교 복원
입력
수정
FTAㆍ인적교류 등 경협 공감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경제협력,교류 활성화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 공조키로 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인해 한반도 주변의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최근 한 · 미 정상회담에 이어 한 · 일이 이같이 합의,한 · 미 · 일 '삼각공조' 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5자협의,6자회담 진전 수단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양국 정상은 일단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할 수 없음을 재확인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석 5개국이 단합되고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5개국이라도 하루 빨리 만나 북핵 대처 방안을 협의하는 게 시급하다고 이 대통령은 주장해 왔다. 다만 두 정상은 6자회담이 현실적인 틀이라고 인정하고 그 틀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5자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틀 안에서 5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5자회담'을 꺼냈다가 6자회담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중국의 반발을 샀고,결국 '협의'로 후퇴한 바 있다. 아소 총리도 5자협의가 6자회담 진전을 위한 수단임을 강조했다. 미국도 '5자회동 후 북 · 미 대화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고 러시아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5자 간 협의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중국이 소극적인 게 변수다.
◆7월1일 FTA 실무협의 개최이 대통령은 국내 부품 · 소재 전용공단에 일본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 외교도 펼쳤다. 현재 정부는 구미 포항 진해 익산 등에 일본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아소 총리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두 정상은 또 한 · 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전돼야 한다는 데 원론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 FTA 실무협의를 7월1일 개최해 교섭재개를 위한 논의를 한층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원자력,과학기술,우주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두 정상은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 등 양국 간 민감한 이슈는 회담 공식의제에서 제외하고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