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ㆍ이황ㆍ정약용 등…옛글씨 6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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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창이 엮은 글씨첩 '근목' 출간정몽주,길재,정도전,성삼문,이황,정약용 등의 글씨를 서화 감식의 대가 위창 오세창(1864~1953년)이 엮은 글씨첩 '근묵(槿墨)'이 66년 만에 완역돼 출간됐다.
성균관대 박물관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6년간의 작업을 통해 원첩을 그대로 촬영해 필묵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근묵'을 5권으로 엮었다"고 밝혔다. '근묵'이란 근역(槿域),즉 무궁화가 피는 우리나라의 묵적(墨蹟)이란 뜻으로 고려 말과 조선시대 글씨의 흐름과 수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1943년 나온 '근묵'에는 오세창이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고려 말부터 대한제국 말기에 이르기까지 1136명의 서간이나 시가 1편씩 실렸다. 전체 글 가운데 편지가 3분의 2를 차지해 서간을 통해 당시 의식주,생활도구 등 일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성대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추사 김정희는 아내를 잃은 지인을 위로하면서 쓴 편지에서 자신이 일찍 아내를 잃어서 슬픔을 안다면서 '삿갓을 쓰고 나막신을 신고 산색을 보고 강물 소리를 들으며 방랑하는 것이 제일'이라며 위로한다. 정조가 친척에게 물품을 하사하면서 보낸 물목에서는 창덕궁 후원의 농장에서 담배를 재배했음을 알 수 있다.
'근묵'은 1911년에 엮은 '근역서휘(槿域書彙)'(서울대박물관 소장)와 함께 오세창이 엮은 대표적인 글씨첩으로,'근역서휘'가 1부,'근묵'이 2부격이다. '근묵'은 성균관대 박물관이 1964년 유족으로부터 양도받아 소장하고 있으며,1981년과 1995년 두 차례에 걸쳐 영인본이 발간됐으나 간행 부수도 적었고 크기도 작고 해설과 주석도 없는 등 아쉬움을 샀다. 6년간의 작업을 거쳐 나온 이번 간행본은 원첩 그대로 촬영해 필묵의 질감을 최대한 살렸고,난해한 초서의 경우 정자체로 다시 적었다. 또 각 글씨에 대한 번역과 주석도 붙여 일반 독자들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균관대 박물관은 '근묵'의 출간을 기념해 29일부터 7월29일까지 원본과 이번에 출간된 책 등을 전시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