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그린 댐' 정책 한시적 연기

그린 댐(Green Dam) : PC 검열 SW 의무화
뉴욕타임스 "美ㆍEU 거센 반발로"
중국 정부가 7월1일부터 시행키로 한 '그린 댐(Green Dam)' 정책을 한시적으로 연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중국 내 판매 PC에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한 그린 댐 정책 시행을 늦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일부 PC 제조회사가 검열 소프트웨어를 대량으로 탑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연기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 중국 청소년들이 음란 및 폭력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PC 제품에 그린 댐 프로그램을 깔도록 강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4일에는 전 세계 최대 포털 사이트인 구글이 음란물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 관련 사이트의 폐쇄를 명령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톈안먼 시위 사태 20주년과 티베트 망명정부 수립 50주년 등을 맞아 이 같은 정보 통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각국 정부와 컴퓨터 제조업체,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그린 댐 설치를 강요하는 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며 즉각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도 26일 "중국의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라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유럽 일본의 22개 단체 및 기업들은 29일 중국 정부의 그린 댐 정책에 반대하는 서한을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보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가 "검열 소프트웨어 탑재 계획을 더욱 완벽하게 추진하기 위해 좀 더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이번 계획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학교와 인터넷카페에 설치된 PC에 대해선 당초 예정대로 1일부터 그린 댐 소프트웨어 탑재 의무화를 강행할 방침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