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알콩달콩 골프] (50) 디봇 자국에서 샷

볼 가운데에 놓고 두 손이 리드하는 스윙을
안녕하세요,한국경제 독자 여러분.김미현 프로입니다.

이번 주 대회를 보고 조금 의아해 한 분들이 계실 거예요. 지난주에 대회를 마치고,몸이 힘들어서 이번 주 대회에는 결장하게 됐습니다. 다음 주 US여자오픈도 출전을 해야 할지,말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한국경제 독자 여러분과의 약속은 잊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찾아뵙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트러블샷 중 디봇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디봇(샷으로 인해 뜯겨 나간 잔디) 자국에 볼이 빠지면 은근히 기분이 나빠집니다. 모처럼 페어웨이의 좋은 위치로 볼을 날려 보내고 기분이 좋았는데,볼이 있는 곳에 도착해보니 트러블에 빠져 있기 때문이죠.프로들은 볼을 떨어뜨리는 자리가 일정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비교적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디봇 자국에 볼이 들어가 있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볼의 위치를 살피는 것입니다. 만약 디봇 자국이 시작하는 위치에 볼이 놓여 있다면,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날카로운 각도의 다운스윙과 강한 임팩트가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디봇 자국의 끝 부분에 볼이 놓여 있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평소의 스윙을 해도 간단하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어쨌든 디봇 자국에 볼이 빠지게 되면 대부분은 자국 중앙에 놓이게 됩니다. 디봇 자국 자체가 약간 둥글게 파여 있기 때문이죠.사실 디봇 자국에 놓였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러프처럼 임팩트 전부터 잔디가 거슬리는 것도 아니고,벙커처럼 일부러 볼 뒤 지점을 치는 것도 아니니까요. 임팩트만 정확하다면 볼은 평소처럼 잘 날아가게 돼 있습니다. 임팩트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의 위치를 스탠스의 중앙으로 옮겨놓는 것입니다. 볼 한 개 정도 오른쪽으로 옮기면 클럽헤드가 스윙의 최저점에 이르기 전에 맞기 때문에 정확한 임팩트에 도움이 됩니다. 클럽은 바꾸지 않습니다. 다만 미드아이언 이상의 긴 클럽은 그립을 짧게 내려잡는 것이 좋습니다. 볼부터 맞혀야 하기 때문에,클럽이 길면 아무래도 정확하게 임팩트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집니다. 클럽 컨트롤도 어려워지고요. 따라서 그립을 짧게 쥐어 클럽 컨트롤을 더 쉽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윙할 때 주의할 것은 임팩트 순간 눌러주듯 스윙한다는 것입니다. 임팩트 시점에서 양손이 볼보다 앞에 가 있다면 눌러주는 듯한 느낌의 스윙이 가능합니다. 요점은 임팩트 때 볼부터 맞혀야 한다는 것이죠.스윙 궤도가 너무 완만하고 넓으면 볼은 토핑이 나고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클럽이 반드시 볼을 먼저 맞히되,볼을 맞힌 이후에는 디봇 자국 안에 또 다른 디봇 자국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디봇 자국은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싫어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황하지 말고 지금 말씀 드린대로만 하면 좋은 라이에서 볼을 치듯 핀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디봇 자국이 생겼다면,떨어져 나간 잔디를 집어 원상태로 복구해 놓거나 모래로 파인 곳을 덮어 달라는 것입니다.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죠.이런 마음이 모든 골퍼에게 퍼진다면 결국 그 혜택은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올 거예요. 그러면 디봇 자국에서 샷에 대한 이 같은 레슨도 필요 없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