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탕감 신청 상반기에 10만명 넘었다

경기침체로 개인워크아웃 등 이용 증가세
올해 20만명 넘어설 듯…작년의 3배 전망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사람이 10만명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로 빚 갚을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 개인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은 5만5917명이었다. 작년 말부터 시작한 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기금의 전환대출과 채무 재조정 신청자 수는 4만7073명이었다. 총 10만2990명이 빚을 탕감받기 위해 이들 기관을 찾은 것이다. 신복위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은 5만192명으로 지난 한 해 신청자 수(7만9144명)의 60%를 이미 넘어섰다. 개인워크아웃은 3개월 이상 빚을 갚지 못한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회복 프로그램이다.

신복위의 또 다른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인 프리 워크아웃(사전 채무 재조정)은 시행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았으나 벌써 5725명이 신청했다. 프리 워크아웃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되기 직전(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사람들이 신청하는 제도다.

신복위 관계자는 "개인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 상담자가 한 달에 6000명 가까이로 늘었다"며 "지난해에는 한 달 평균 2800명 정도가 상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담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복위 상담자 수는 올해 1월 4만1617명이었으나 프리 워크아웃 제도가 처음 시행된 4월에는 8만1166명으로 폭증했고,5월에는 5만7698명,6월에는 5만9270명이 신복위 상담창구를 찾았다. 캠코가 운영 중인 신용회복기금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전환대출을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1월 710명이던 신청자 수가 지난달에는 2858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중 전환대출을 신청한 사람은 1만424명이었다. 전환대출은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캠코 관계자는 "6월부터 전환대출 대상을 금리 연 30% 이상 채무자에서 연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조정 금리도 종전 평균 연 20%에서 연 12%로 낮추면서 신청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캠코의 또다른 신용회복지원 제도인 채무재조정(이자 감면과 최장 8년 동안 원금을 분할상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 혜택을 본 사람들의 숫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 6월까지 3만6300명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신용회복지원제도 이용자가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추산도 나오고 있다. 개인 워크아웃제도만 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세 배 가까운 수치다. 신복위 관계자는 "상반기에도 금융권 채무자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