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받았지만 박연차 돈인줄 몰랐다" 박관용ㆍ김정권ㆍ서갑원 혐의 부인

"법정 대립 싫다" 김원기는 시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관용 · 김원기 전 국회의장,한나라당 김정권 · 민주당 서갑원 의원의 첫 공판이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규진) 심리로 열렸다. 김 전 의장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혐의를 다투지 않고 모두 인정해 이날 바로 구형이 이뤄졌지만 나머지 3명은 주요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의장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575만원을 구형했다. 김 전 의장은 2004년 10월과 2006년 1월 베트남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당시 비서실장이던 김덕배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10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의장은 "10만달러에 대한 공소사실을 받아들인다"며 "특히 친자식처럼 데리고 있던 비서실장과 진술이 엇갈려 법정에서 대립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형벌을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2억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정계 은퇴 후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운영 후원금과 생활비 등으로 받은 것으로 정치자금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정권 · 서갑원 의원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은 "박 전 회장의 측근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 등 4명 명의로 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맞으나 후원금이 박 전 회장 지시로 전달된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으며,뉴욕 한인식당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식당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서 의원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각각 불법 정치자금 2000만원과 6000만원 및 미화 2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이날 경남 김해 국회의원 후보자 시절 노건평씨로부터 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해성/서보미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