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은행…번호표 뽑으면 고객정보가 PC에

맞춤형 정보관리 차세대 전산시스템 잇단 구축
홈피 로그인때 고객성향 따라 다른 화면 제공
은행 전산시스템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은행마다 잇따라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이용 편의성이 향상되고 보안성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성행하고 있는 '피싱'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보안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인터넷뱅킹을 할 때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마우스로 입력,숫자를 문자로 암호화해 금융정보 노출 위험을 막는다. 해킹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고객에게 곧바로 통보해주는 최첨단 거래정밀분석 시스템도 구축했다. 국민은행은 또 현재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인 3단계 차세대 전산시스템에 지능형 창구 안내 시스템인 '마이 스타(My Star)'를 도입,내년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단말기 형태의 인공지능 순번 대기표에 통장이나 현금카드 등을 접촉하면 자동적으로 거래 내역이 직원 컴퓨터에 뜨기 때문에 업무처리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팍스 하나(Pax Hana)'가동에 들어간 하나은행은 인터넷뱅킹을 하면서 다른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타 금융회사의 계좌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하나 애셋 플래너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은 각 금융회사 홈페이지를 드나들면서 계좌를 관리하고 거래를 해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전체 금융회사 계좌 내용을 한 화면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또 고객의 연령 성 직업 투자성향 등을 분석해 해당 고객에게 알맞은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직업이 의사인 고객이 로그인하면 '닥터클럽' 대출 상품이 소개되고 펀드 상품을 자주 검색한 고객이 접속했을 때는 새로 나온 펀드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한 음성안내 서비스 '실버 뱅킹'도 내놨다.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음성으로 거래 방법과 컴퓨터 조작 방법을 안내해줘 고령자도 인터넷 뱅킹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인터넷뱅킹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고객 특성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고 재무설계도 짜주는 '자산관리&재테크' 서비스를 마련했다. 고객이 스스로 재테크 실적을 점검해보고 각종 세무 정보도 알려주는 코너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이와 함께 새로운 보안시스템을 구축,인터넷뱅킹 거래용으로 등록되지 않은 PC에서 인터넷뱅킹에 로그인하면 해당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고 중국 등 해외 인터넷 주소(IP)로 로그인한 사실이 있으면 그 내역을 팝업 창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농협은 최근 차세대 전산시스템 가동에 맞춰 대출이자를 내거나 각종 자동이체를 할 때 입 · 출금 통장의 잔액이 부족하면 이를 문자메시지(SMS)로 바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농협의 특성을 살려 인터넷뱅킹 내에 'NH 우수고객 할인몰'도 열었다. 농협의 PB고객 또는 하나로가족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농협은 또 주민등록번호를 영업점에서 함부로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별도의 고객번호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다.

강동균/유창재/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