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때의 희열이 진료 스트레스 덜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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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낸 치과의사 김재성씨"직업에만 충실하다 보면 삶이 짧고 덧없게만 느껴지지 않을까요?"
임플란티아 의정부점 샌프란시스코치과 원장이자 올해 초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한 추리소설가 김재성씨(46).최근 첫 장편 추리소설 《호텔 캘리포니아》(화남)를 출간한 김씨는 낮에는 치과의사로,여가시간에는 창작에 매달린 작가로 살았던 이중생활이 의외로 고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 자신도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슬럼프를 넘기면서 쓰다 보니 작품이 하나 완성됐다. 소설을 쓰면서 오히려 희열도 얻고 치과의사로 일하며 받는 스트레스도 덜 수 있었다. "김씨는 "짬짬이 쓰다 보니 《호텔 캘리포니아》도 출간하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 주말에 가족과 놀러가더라도 차 안에서 노트북으로 글쓰기에 매달렸다"며 소설 쓰기와 치료의 시간안배가 중요했다고 전했다.
치과의사와 추리소설가라는 특이한 조합은 이력을 보니 납득이 갔다. 그는 서울대 영어교육과 재학 중 가족의 이민으로 도미,앨라배마주립대에서 영문학 학사를 마친 후 위스콘신주립대 의예과와 앨라배마주립대 치과대학원을 거쳐 미국에서 치과의사로 일했다.
《호텔 캘리포니아》는 치과의사가 돼 미국 시민권을 얻은 주인공 주변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의 전모와 미국 사회의 비주류인 유색인종,소수민족이 겪는 고뇌를 엮은 장편 추리소설이다. LA 폭동 등 김씨가 겪은 경험도 반영됐다. 그는 "이민 1세대 치과의사로서 겪은 인종차별 등의 경험이 단초가 됐다"며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서정적인 요소도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성악가인 데다 영화 '키친'의 홍지영 감독을 처제로,'여고괴담 2'의 민규동 감독을 동서로 둔 '예술가 집안'의 일원인 그는 "소설 출간으로 나도 좀 당당해진 기분"이라고 미소지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