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재테크] 증시 : "추가상승" 목소리 높지만 기업실적ㆍ경기회복 속도가 관건


하반기 증시의 키워드는 경기회복과 기업실적이다. 상반기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반등을 이끌었지만 하반기는 실적장세가 전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하반기 상장사들의 수익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기대감이 큰 만큼 실적이 못 미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을 것이란 신중론도 있다. 4분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우려와 더블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걱정이다. 결국 2분기 실적발표를 필두로 기업실적과 경기회복 속도가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하반기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세론 우세…인플레 · 더블딥은 경계

하반기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강세장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나타나면서 코스피지수가 1600선 부근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가장 많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랠리를 넘어 경기 저점 통과에 근거한 실적장세로 접어들었다"며 "U자형 경기회복 과정에서 유동성과 실적개선이 맞물린 강세장이 이어져 1600선 부근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센터장도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이 한층 강화되고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센터장은 'V'자형 경기회복에 따라 주가 상승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1690으로 가장 높게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고 중국의 내수경기 부양효과가 국내 수출기업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학주 삼성증권 센터장은 "4분기엔 상장사들의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져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부실 처리 과정에서 새로운 거품을 만들어낼 경우 1120선까지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으로 푼 유동성 때문에 4분기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며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경기회복 기대감이 정점에 달한 이후 4분기는 실물경기와 주가회복의 속도 차이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며 조정장이 전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의 '더블딥'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종현 센터장은 "실물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더블딥 가능성이 고개 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도주는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주요 센터장들은 IT와 자동차를 한 목소리로 하반기에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추천했다. 세계 경기회복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수출주가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선진국의 소비가 살아나면 프리미엄급 휴대폰과 TV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가 IT업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현대차는 내수 점유율도 상승 중이라 자동차 분야 최선호주로 지목됐다. 서명석 센터장은 "불황에도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온 우리나라 IT와 자동차 업체들이 하반기 경기 회복시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 증권 은행 등 트로이카주는 하반기에도 좋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건설주도 지속적인 부양책 덕분에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종현 센터장은 "정부가 2010년에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관련주들의 지속적인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민감주인 금융주도 추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구희진 센터장은 "하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안정세에 접어들며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상반기보다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진형/강현우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