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재산 331억 기부] 임대 수익 年10억 활용…저소득층 청소년 장학사업

●어디에 쓰이나…남은 재산은
논현동 자택ㆍ일부 예금 등, 49억 여원 빼고 모두 환원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 제 삶의 한 단면이 정리됐다. "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야간 고교라도 가라고 한 선생님,좌판 장사를 허락한 가게 아저씨,대학 입학을 권유했던 청계천 헌 책방 아저씨,환경미화원으로 일감을 줬던 이태원 재래시장 상인들을 언급하며 재산 기부의 소회를 밝혔다. 재산 기부는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로써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사회에 대한 '마음의 부채'를 털어 버린 셈이다. ◆어디에 얼마나 쓰이나

이 대통령은 기부 재산을 '재단법인 청계(淸溪)'에 출연하게 된다. 기부 재산 규모는 서초구 서초동 1709의 4 영포빌딩(169억2300만원),서초동 1717의 1 건물(128억300만원),양재동 12의 7(97억7500만원) 등 건물과 토지,이 대통령 명의의 개인 예금(8100만원)을 합친 금액에서 해당 부동산과 연계된 채무(64억4000만원)를 제외한 331억4200만원이다. 재단은 건물들을 팔지 않고 여기서 생기는 임대료로 청소년 장학과 복지 사업에 쓸 계획이다.

송정호 재단설립추진위원장(전 법무부 장관)은 "현재 세 건물에서 나오는 월 임대료가 9000여만원가량 된다"며 "관리비 등을 빼고 연간 10억원 정도가 재원으로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 및 복지사업 수혜 대상은 재단 임원들이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지만 현재로서는 초 · 중 · 고교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지원 사업은 이르면 한 달 후부터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단 이사장은 송 위원장이 맡게 되고 임원으로 류우익 서울대 교수(전 대통령실장)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박미석 숙명여대 교수(전 사회정책수석),김도연 울산대 총장,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이왕재 서울대 의대 교수,문애란 퍼블리시스웰콤 대표,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이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가 선임될 예정이다.

◆남은 재산은

청와대는 331억4200만원의 재산을 기부하고 나면 이 대통령의 잔여 재산은 강남구 논현동 자택(44억2500만원)과 각종 스포츠 회원권 및 예금(4억8100만원) 등 49억600만원이라고 밝혔다. 기부 목록 중 예금 8100만원은 법인에 출연하게 될 건물에서 나온 임대료 잔액이다. 기부하지 않는 4억8100만원중 예금은 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든 보험 납입금,펀드 가입금 등이다. ◆중도 실용,근원적 처방 실천 일환

이 대통령의 기부는 국내에서는 전 · 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재산 기부가 이념 · 지역 · 계층 간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과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한 근원적 처방의 주요 줄기 중 하나라는 해석도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