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독자기술 적용"

이현순 현대·기아차 부회장
"전기모터 하나만으로,더 작은 배터리로도 도요타 신형 프리우스의 연비를 능가할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이 기술을 내년에 YF쏘나타에 적용해 글로벌 시장을 잡겠다. "

이현순 현대 · 기아자동차 부회장(연구개발총괄본부 담당 · 사진)은 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차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도요타도 혼다 방식도 아닌 현대 · 기아차만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오래전부터 개발해 왔고,현재 완료 단계"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와 혼다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혼다와는 이미 기술적으로 대등한 수준에 와 있고,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게 요지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전기모터를 두 개 사용하고,배터리도 크다. 전기 힘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연비는 그만큼 잘 나온다. 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

그는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도요타의 3세대 프리우스만 해도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라며 "하이브리드카로 인한 도요타의 누적 적자가 20조엔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현대차는 전기모터 하나만으로도 프리우스의 연비를 능가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모색해 왔다. 이 부회장은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차와 공동 작업을 하고 있는 업계 전문가는 "클러치 기술을 활용해 연비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프리우스,인사이트(혼다)와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출시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중"이라며 "가능하면 기존 모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대부분이 연비 개선을 위해 사이즈를 줄이고,유선형을 강조하는 등 모양이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외관의 모델로는 일본 업체와 경쟁하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한국을 비롯 세계 각국이 연비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 대해 이 부회장은 "자동차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워도 모자란 난제 중의 난제"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현대 · 기아차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연비 리더를 꼽으라면 현대차,기아차,도요타,혼다 딱 네 곳뿐이다. 도요타와 비교해도 우리가 빠질 게 전혀 없다. " 이 부회장은 "우선 터보 GDI(가솔린 직분사 방식) 방식의 엔진과 하이브리드용으로 개발한 CVT(무단변속기)를 모든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제7회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 최초의 국산엔진인 알파엔진을 비롯 D엔진,람다엔진,세타 월드엔진,타우엔진 등의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송도=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