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일주일새 14% 급락

美ㆍ英ㆍ佛 원유 투기거래 규제
국제유가가 일주일 새 14% 급락했다.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12달러(1.75%) 하락한 배럴당 62.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73.38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5거래일 동안 14% 떨어진 것이다. 진 맥길리언 트래디션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경제가 생각보다 더디게 회복하면서 상품 투자자들이 앞다퉈 보유 물량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론 하노버의 피터 보이텔 회장은 "시장의 정서가 일주일 새 180도 바뀌었다"고 전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상품 시장 랠리에 대한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라며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정부가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상품 투기거래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 상품 시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리 겐슬러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모든 종류의 투기적 거래를 규제하겠다"며 "거래정보 공개 범위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CFTC는 특히 헤지펀드 투자은행 등 실수요자가 아닌 '금융적' 거래자들의 거래 물량을 제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원유 가격 변동성이 위험할 정도로 크다며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명의로 기고했다. 두 정상은 올해 말까지 런던금속거래소(LME) 등에 상품선물 규제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품 시장에 유입된 투기자금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추산 현재 3000억달러 규모로 2006년 1월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