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에서 빛난 상반기 경영] 현대 · 기아차 그룹‥고연비 소형차 선전 글로벌 점유율 '쑥'


현대 · 기아자동차는 고연비,고품질의 소형차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31만5100대,해외에서 107만4397대 등 총 138만949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내수 19만2524대,해외 47만1726대 등 66만4250대를 팔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보다 감소폭이 각각 5~6% 선에 그친 것이다. 현대 · 기아차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승

현대 · 기아차가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한 신차는 총 35만2090대였다. 시장 점유율은 7.35%다. 현대차가 20만4686대(4.3%),기아차가 14만7404대(3.1%)를 각각 판매한 결과다. 현대 · 기아차의 점유율은 GM(19.77%),포드(16.14%),도요타(16.08%),혼다(11.08%),크라이슬러(9.83%) 등에 뒤이은 6위로 기록됐다. 현대 · 기아차는 6월에는 6만4788대(7.53%)를 판매해 7위 닛산(6.78%)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했다.

현대 · 기아차가 미국에서 점유율을 늘린 것은 구매자가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현대 어슈러언스(보증) 프로그램'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다. 품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강화된 것도 배경이다. 현대 · 기아차는 중국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사상 최대의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1~6월 누계 실적이 총 25만7000여 대로 작년 동기(16만4793대)보다 55% 증가했다.

◆고연비 신차 잇따라 출시

현대차는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에쿠스를 매달 2000~3000대씩 판매하고 있다.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1~2개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10년 만에 세대교체된 에쿠스는 약 50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모델이다. '세계 10대 최고엔진'에 선정된 4.6ℓ V8 타우(τ) 엔진과 3.8ℓ V6 람다(λ) 엔진을 장착했다. 지난 4월 선보인 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R 역시 전체 판매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쏘렌토R는 출고 첫 달인 5월 4740대 판매됐다. 현재 대기 고객만 7000여명에 이른다. 고연비와 고성능을 내는 R엔진을 탑재한 게 인기 비결이다.

기아차는 지난달엔 쿠페형 세단인 포르테 쿱을 출시했다. 준중형 세단인 포르테 4도어와 플랫폼(기본 뼈대)이 같지만,외관과 편의사양이 완전히 다르다. 차량 뒤쪽이 낮은 쿠페형이며,문짝이 2개인 4인승 차량이다.

현대차는 지난 8일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추가로 출시한 데 이어 오는 9월 쏘나타 후속모델(YF쏘나타)을 내놓는다. 기아차는 이달 말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연말께 준대형 승용차 VG(프로젝트명)를 각각 선보인다. ◆국내 친환경차 시대 개척

현대 · 기아차는 아반떼 및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출시로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국내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다. 기존 아반떼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휘발유의 절반 수준인 만큼 경제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1600cc 감마 LPI HEV 엔진을 적용했다. 무단 변속기를 탑재해 17.8㎞/ℓ의 고연비를 달성했다. 알칼리계 니켈수소 타입보다 가볍고 안전성이 높은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장착했다.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의 동력 성능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같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알로이 휠 등이 포르테 세단보다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현대 · 기아차는 주행 때 구동력을 보조하는 모터와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배터리의 고전압을 구동모터로 공급하고 제어하는 인버터,배터리의 높은 전압을 차량의 오디오나 전조등에 전달하는 직류변환장치 등 핵심 전기동력 부품을 국산화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임을 알려주는 고유 음원(하이브리드 징글)을 개발해 차량 시동 때 재생되도록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