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에서 빛난 상반기 경영] 기업들의 승부근성 불황을 뛰어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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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업들의 '뚝심'이 이렇게 대단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상반기 실적 얘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유례없는 불황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상반기 국내 기업들은 속속 예상을 뒤엎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간판급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시장 예상치(1조원 안팎)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조2000억~2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매출도 전분기보다 3조~4조원가량 많은 31조~3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둔 LG화학도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각각 20%가량 상승한 3조~3조4000억원,4900억~5700억원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자 "한국이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할 것"이라는 해외 언론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따지고 보면 새로운 것은 없다.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왔거나,신성장동력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온 기업들이 역시 좋은 성적을 냈다.
◆글로벌 시장을 뚫어라우선 상반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수출 극대화로 극복하려는 '승부근성'이 돋보였다. 물건이 팔릴 만한 곳이 줄었는데도 수출 다변화,제품 경쟁력 등을 무기로 더욱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SK그룹은 해외 자원개발,수출 극대화 등을 통해 경기 침체를 정면 돌파했다. 계열사인 SK에너지는 내수 위주인 석유 정제 사업의 틀을 깨고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올 들어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브라질 BM-BAR3 광구,오만 Block51 광구사업에 참여해 자원 빈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수출에도 주력해 지난 1분기 수출 물량은 사상 최고액인 4조6000억원대에 이른다.
STX도 해외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에서 달성했을 정도다. STX유럽의 경우 신규 선박 발주 가뭄을 뚫고 최근 쇄빙예인선과 군용 수송함 등을 연이어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도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수출시장 확대와 해외 자원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중동,옛 소련지역 국가 등에 대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종합상사인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한 것도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섬유 소재에서 중공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는 효성은 각 부문별 사업이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중공업 부문은 일찌감치 2000년대 초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려 최근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많은 미국 등에서 납품계약을 따내는 등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탄력성 있는 섬유 소재)의 경우 하반기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5807억원,영업이익 1088억원의 실적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4%,190.5%나 증가한 데 이어 2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신만이 살 길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이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기술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기술개발은 '변화의 몸부림'이 있어야 가능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박용현 회장이 경기 용인 두산기술원을 방문,"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사갈 수 있는 우리만의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며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신성장동력 발굴 분야에서도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항체 치료제 등과 같은 바이오사업을 미래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S산전은 스마트그리드와 전력용 반도체 사업을 특화시키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IT(정보기술)를 결합시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사업이다.
동부그룹이 최근 충남 당진에 완공한 전기로 방식의 열연강판 공장은 기존 고로 방식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4분의 1이나 낮은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부그룹은 열연강판 생산으로 영업이익률도 기존 3~5%에서 1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은 풍력,태양광발전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SK그룹도 무공해 석탄에너지,해양 바이오연료,태양전지,수소연료전지 등 7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그린기술 연구개발 분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텍 등과 함께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진행하는 등 그린에너지 사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간판급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시장 예상치(1조원 안팎)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조2000억~2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매출도 전분기보다 3조~4조원가량 많은 31조~3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둔 LG화학도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각각 20%가량 상승한 3조~3조4000억원,4900억~5700억원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자 "한국이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할 것"이라는 해외 언론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따지고 보면 새로운 것은 없다.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왔거나,신성장동력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온 기업들이 역시 좋은 성적을 냈다.
◆글로벌 시장을 뚫어라우선 상반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수출 극대화로 극복하려는 '승부근성'이 돋보였다. 물건이 팔릴 만한 곳이 줄었는데도 수출 다변화,제품 경쟁력 등을 무기로 더욱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SK그룹은 해외 자원개발,수출 극대화 등을 통해 경기 침체를 정면 돌파했다. 계열사인 SK에너지는 내수 위주인 석유 정제 사업의 틀을 깨고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올 들어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브라질 BM-BAR3 광구,오만 Block51 광구사업에 참여해 자원 빈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수출에도 주력해 지난 1분기 수출 물량은 사상 최고액인 4조6000억원대에 이른다.
STX도 해외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에서 달성했을 정도다. STX유럽의 경우 신규 선박 발주 가뭄을 뚫고 최근 쇄빙예인선과 군용 수송함 등을 연이어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도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수출시장 확대와 해외 자원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중동,옛 소련지역 국가 등에 대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종합상사인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한 것도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섬유 소재에서 중공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는 효성은 각 부문별 사업이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중공업 부문은 일찌감치 2000년대 초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려 최근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많은 미국 등에서 납품계약을 따내는 등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탄력성 있는 섬유 소재)의 경우 하반기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5807억원,영업이익 1088억원의 실적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4%,190.5%나 증가한 데 이어 2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신만이 살 길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이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기술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기술개발은 '변화의 몸부림'이 있어야 가능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박용현 회장이 경기 용인 두산기술원을 방문,"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사갈 수 있는 우리만의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며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신성장동력 발굴 분야에서도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항체 치료제 등과 같은 바이오사업을 미래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S산전은 스마트그리드와 전력용 반도체 사업을 특화시키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IT(정보기술)를 결합시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사업이다.
동부그룹이 최근 충남 당진에 완공한 전기로 방식의 열연강판 공장은 기존 고로 방식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4분의 1이나 낮은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부그룹은 열연강판 생산으로 영업이익률도 기존 3~5%에서 1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은 풍력,태양광발전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SK그룹도 무공해 석탄에너지,해양 바이오연료,태양전지,수소연료전지 등 7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그린기술 연구개발 분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텍 등과 함께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진행하는 등 그린에너지 사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