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물폭탄…청계천도 잠겼다
입력
수정
190mm 장대비에 동부간선도로 전면 통제…버스 정류장도 물바다9일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 최고 250㎜의 폭우가 내려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되고 가옥이 침수됐다.
서울 은평구와 김포 등지에선 시간당 최고 40~50㎜의 장대비가 쏟아져 호우 특보가 내려지고 일부 지역엔 강풍주의보 등이 잇따라 발효된 가운데 저지대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의 경우 오후 7시 현재 190㎜의 폭우가 쏟아져 오후 1시20분부터 밤 늦게까지 동부간선도로 서울시 구간(서울시계~성동구 응봉동)의 양방향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불광천변 증산교 하부도로도 불어난 물로 인해 한때 통행이 차단됐다. 서초구 양재천길과 상암지하차도,남부순환로 외발산교차로 화곡입구~공항입구 간 도로,올림픽대로 방화대교 진출로 토끼굴 등도 침수되는 등 시내 곳곳에서 교통 흐름이 끊겨 퇴근길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상당수 버스 정류장은 빗물받이 등 배수시설을 갖추지 않아 정류장 주변이 물바다로 변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간당 51.5㎜의 집중호우가 내린 은평구를 비롯 서울 각 지역에선 크고 작은 침수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중랑천 둔치가 대부분 물에 잠겼고,청계천변 산책로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강남구 역삼동과 신사동 일대의 주택 6채가 물에 잠겨 집주인과 구청 공무원들이 물빼기 작업을 벌였다.
서울시에는 오후 4시 현재 80여건의 주택 침수 피해가 신고됐다.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공사장에선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인부 3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 101동 앞 지상주차장 아래 기계실과 연결된 지하 공간이 무너져 주차돼 있던 승용차 2대가 10m 아래 지하 공간으로 추락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기도 전역에도 호우경보와 주의보 등이 발효된 가운데 동두천 249.5㎜ 등 곳에 따라 100~200㎜의 비가 내렸다. 김포 지역은 오전 9시15분부터 1시간 동안 42.5㎜의 비가 한꺼번에 퍼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도와 시 · 군 공무원 1896명은 이날 새벽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안양시 등 9개 시 27개 배수펌프장을 가동하는 한편 침수 피해 우려 지역과 산사태 위험지역,산간 계곡 등에 대한 피해 방지 활동을 펼쳤다.
도는 또 폭우에 따른 가축 피해와 질병 발생도 우려됨에 따라 일선 시 · 군과 축산 관련 기관,단체 등에 축사 소독과 가축 질병 예방 등 가축 방역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에서도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했다. 인천시 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0분께 인천시 강화군 초지대교 인근 2층 상가건물의 샌드위치 패널로 된 지붕 일부가 날아가면서 구조 대원들이 남은 지붕을 해체하는 등 피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7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2명이 숨지고 351세대 77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 905동과 상가 183동,농경지 9919㏊ 침수 등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기상청은 장마 전선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함에 따라 서울 경기지방은 9일 밤 비가 그친 데 이어 전남 경남 제주지방도 10일 오전부터 점차 개겠다고 예보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