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은행株 '리먼 그림자' 걷어냈다

실적개선 힘입어 주가 큰폭 올라… 우리금융-골드만삭스 등 작년 8월말 수준의 80% 회복
한국과 미국 주요 은행주들의 주가회복세가 뚜렷하다. 올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실적이 개선되고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가 올해 저점대비 30% 상승한데 비해 S&P500 은행지수는 108%나 올랐다. 국내은행업종 지수도 코스피지수가 올해 3월초 저점에 비해 43% 오르는 동안 113%나 급등했다.이에 따라 미국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 국내 우리금융지주 등은 작년 9월초 리먼브라더스사태 직전 수준의 약 90%까지 주가를 회복한 상태다.

지난 1분기 '깜짝실적'을 선보였던 미국 금융주들은 2분기에도 이익회복이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은행도 순이자마진이 2분기 바닥을 찍고 내년까지 상승세로 접어들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주가흐름이 좋을것이란 의견이 많다.
◆ '리먼사태' 이전 주가에 속속 근접

10일 코스피지수는 2.27포인트(0.16%)하락한 1428.62로 마감해 3일째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주요 은행주들은 동반 강세를 보이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나금융은 3.50% 급등했고 우리금융(3.43%) 신한지주(2.87%) KB금융(2.74%)등 대부분 은행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부산은행은 2.91% 올라 지난달 30일 이후9일 연속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은행주 강세는 뉴욕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3.36% 상승하며 143달러대로 올라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골드만삭스의 실적개선 가능성을 들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한것이 재료로 작용했다. JP모건체이스(2.78%) 웰스파고(1.62%)등도 상승했다.올들어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덕분에 한·미 은행주들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 주가는 작년말 대비 89.8%나 올랐고 외환은행(64.3%) KB금융(39.3%)등도 대폭 상승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는 올들어 70% 가까이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따라 상당수 은행주들은 작년 9월 리먼사태 이전의 주가수준을 속속 회복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이날 1만2950원으로 마감해 작년 8월말주가(1만2150원)를 이미 넘어섰다. 부산은행도 작년 8월말주가의 91%까지상승해 '완전복구'를 눈앞에 두고 있고 우리금융(83%) 외환은행(75%) 신한지주(71%)등도 빠르게 회복중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는 나란히 작년 8월말의 87% 수준까지 도달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씨티그룹은 작년 8월말 18달러대에서 현재 2달러대로 추락해 회복이 힘든 상태다.
◆ 하반기도 긍정적

은행주 2분기 실적발표는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다. 오는 14일 골드만삭스를 필두로 16일 JP모건체이스, 17일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22일 웰스파고 등이 연이어 2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전반적으로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1분기 18억달러의 순이익을 냈던 골드만삭스는 2분기 21억달러로 순이익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적자에서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깜짝실적'을 냈던 1분기에는 못미치지만 작년 4분기보다는 순익이 크게 늘어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금융팀장은 "시가평가제 완화효과가 2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미국 금융주 실적은 대체로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씨티그룹은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국내은행들도 17일 전북은행을 시작으로 실적발표에 들어간다. 이익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순이자마진은 2분기 바닥을 찍을 전망이어서 큰폭의 실적개선은 쉽지 않지만 하반기부터 이익회복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많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순이자 마진은 2분기 2%를 밑돌겠지만 하반기에 상승세에 접어들어 내년 중반에는 2.6%, 하반기에는 지난 2007년 수준인 2.7%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은 한국투자 대신 키움증권 등은 '비중확대', 삼성 대우 현대 NH투자증권 등은 '중립'으로 나눠져있다.

박해영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