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M과 함께하는 경영노트] 초콜릿만으로 年10조 매출…이탈리아 장인기업 '페레로'

지난 6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존경과 감탄,신뢰를 기준으로 '명망 높은 기업'들을 뽑았다. 1위는 어떤 기업일까?

예상과 달리 GE나 구글 같은 세계적 대기업이 아니라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라는 초콜릿을 만드는 이탈리아 기업이 주인공이었다. 이 회사는 황금색 초콜릿을 알알이 낱개 포장한 뒤 투명박스에 담아 판매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40년대 이탈리아 시골의 작은 과자점에서 시작한 페레로는 각종 초콜릿 제품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밸런타인데이,수능시험,각종 기념일 등으로 초콜릿 특수가 많은 한국에서 페레로 로쉐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이 초콜릿을 단독 수입판매하는 매일유업은 작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 동안 45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에 힘입어 매일유업은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정도다.

페레로는 어떻게 초콜릿만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됐을까?

첫 번째 성공 전략은 기존의 경쟁터전을 바꾸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다. 초콜릿 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을 겨냥했다. 페레로를 세계적으로 알린 뉴텔라(Nutella)는 식빵에 발라 먹는 최초의 초콜릿 잼 제품이다. 이 상품은 잼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페레로 로쉐 초콜릿의 경우 최소 3개에서 최대 42개의 초콜릿을 원형,하트형,종형 등으로 다양하게 포장해 판다. 애초부터 선물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한 개에 500원꼴인 페레로 로쉐는 혼자 먹자고 사기엔 비싸지만,박스에 포장된 선물로서는 매우 저렴하게 느껴진다.

페레로의 두 번째 성공 전략은 한결같이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 장인정신이다. 페레로는 품질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핵심 재료인 헤이즐넛을 직접 기른다. 또 혁신을 위해 완벽히 색다른 제품이 나올 때까지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첫 제품인 뉴텔라 이후 다음 신제품이 나오기까지 약 20년,그 후 페레로 로쉐가 나오기까지 또 20년이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제품은 전부 획기적인 제품이었고 지금껏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게다가 페레로는 신선함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 시장에서 판매되는 만큼만 생산한다. 한국에서도 유통기한이 3개월 이하로 남은 제품들은 모두 회수한다.

새로운 시장을 알아보는 남다른 눈,원재료부터 품질관리하는 철저함,신제품 출시에 목매기보다는 완벽한 혁신을 위해 기다릴 줄 알며 판매량보다 신선도를 중시하는 장인정신.이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 페레로를 만든 핵심 비결이다.

조미나 상무/ 최미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