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株 '쌍두마차'…어닝시즌 이끈다

'인텔·골드만삭스 효과' 타고 질주… 코스피 35포인트 급등 1420 회복
정보기술(IT)과 금융주가 실적장세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부상했다. 미국 골드만삭스와 인텔이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촉매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IT 업황이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인 데다 2차 유동성장세도 예상돼 코스피지수가 IT와 금융주의 강세를 배경으로 박스권 상단 돌파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52주 신고가


15일 코스피지수는 35.30포인트(2.55%) 뛰어오른 1420.86으로 마감돼 전날의 반등세를 이어갔다. IT주로 구성된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3.67%,은행 업종지수는 4.87% 각각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5.05%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을 비롯,하이닉스(5.08%) 등 대형 IT주와 KB금융(6.99%) 신한지주(5.00%) 우리금융(4.22%) 등 은행주의 상승폭이 컸다. 시장이 활력을 되찾자 대우증권(8.51%) 현대증권(6.51%) 우리투자증권(4.21%) 등 증권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깜짝 실적' 발표로 IT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IT주들이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2분기 매출이 80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5%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보다 12%가량 많은 수준이다. 또 3억9800만달러(주당 7센트) 손실로 22년만에 분기적자를 냈지만 일회성 비용인 벌금 14억5000만 달러를 제외하면 사실상 주당 18센트 이익을 냈다는 분석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금융팀장은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외국인은 477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해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많이 주식을 사들였다. 올해 상반기 전기전자 업종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IT주를 집중적으로 쓸어담고 있다.

윤자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전 업종을 골고루 매수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IT 금융주 자동차주 등을 중심으로 타깃을 좁히고 있다"며 "상반기에 한국 시장을 샀다면 하반기에는 유망주 골라 담기로 전략을 바꾼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IT · 금융 실적 개선으로 강세 예상

이달 들어 IT와 금융주의 상승세는 단연 돋보인다.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9.7%,은행 업종지수는 9.1%,금융지주사를 포함한 KRX 금융지수는 12.1%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2.2%)을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실적을 앞세운 IT와 금융주가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사들은 오는 22일 공개되는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HMC투자증권은 8개 주요 은행의 2분기 순이익 합계가 전 분기의 6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이후 업종별 이익전망치 조정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IT와 금융의 민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 업종은 하반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증시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심 팀장은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유지되면 프로그램 순매수도 가능해 수급 전망이 좋다"며 "IT와 금융주에다 자동차주까지 가세하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중에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주는 하반기 2차 유동성장세의 수혜도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 은행권의 대출 확대 영향으로 하반기 증시에 유동성장세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33%대였던 통화 유통 속도가 최근 -10%대까지 회복됐다"며 "3분기 중엔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의 유통 속도가 높아지면 통화량 증가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상반기 유동성장세는 부동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었지만 하반기에는 통화 유통 속도가 빨라지면서 현금이 회사채와 주식,상품시장,부동산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유동성장세가 재연될 경우 은행주와 증권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업종에선 전북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증권주는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이 관심주로 꼽혔다.

박해영/정인설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