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루비니 해명자료 낸 까닭은?…"경기 낙관론 확대 보도됐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미국의 경기침체가 올해 끝날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을 '대서특필'한 보도에 반발하고 나섰다.

루비니 교수는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회의에서 "경제의 자유낙하 상황은 멈췄다"며 "경기가 여전히 위축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미국의 경기침체가 올해 말에 끝날 것이라면서 최악의 위기상황은 지났지만,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동안 비관적인 견해를 유지했던 '닥터 둠(Dr. Doom)'이 이처럼 다소 호전된 전망을 내놓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며 이날 뉴욕 증시와 상품시장에서 주가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95.61포인트(1.11%) 오른 8711.82을 기록하며 4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8센트(0.8%) 오른 배럴당 62.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루비니 교수는 이날 뉴욕증시 등이 마감된 후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일부 언론이 자신의 말을 인용해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확대 보도했다는 게 이유였다.

루비니는 기사 내용이 자신이 한 말의 앞뒤 문맥을 무시하고(out of context)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의 경기침체가 올해 끝날 것이라는 말을 했고 경제 전망에 대한 시각도 개선됐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 됐다면서 "그러나 오늘 한 얘기는 지금까지 내놓았던 의견과 전혀 다르지 않다. 언론에 인용된 나의 의견은 문맥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루비니 교수는 최근까지 유가와 금리의 상승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아 경기가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등 비관적인 입장을 유지해 온 바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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