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만에 찾아오는 '우주쇼'…22일 "90% 부분일식 본다"

장맛비로 '물폭탄' 세례를 줬던 하늘이 이번에는 한반도에 '우주쇼'를 선물할 것 같다.

지난 1948년에 있었던 금환일식 이후 61년만에 달이 태양을 가리는 우주쇼가 오는 22일 펼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과 제주도 등 남부지방은 달이 태양을 90% 이상 가리는 거의 완벽한 개기일식 수준의 일식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반세기만에 찾아오는 우주쇼 관람 준비에 분주하다.

◆2시간 30분의 '우주쇼'
오는 22일 아침에 인도에서 시작돼 중국을 가로질러 태평양에서 끝나는 개기일식이 나타난다.

19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태양의 90% 정도가 가려지는 큰 부분일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한반도 남쪽으로 갈수록 해가 더 많이 가려져 부산과 제주도는 사실상 '개기일식' 수준의 일식을 61년만에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부분일식이지만 태양의 90% 정도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오전 9시 38분부터 달이 태양을 가리기 시작해 10시 48분 태양의 78.5%가 가려질 것으로 천문연구원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에서 부분일식 관측 행사를 벌이는 한편 이번 부분일식의 모든 과정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할 계획이다.◆400배나 작은 달이 태양을 가리는 신기한 '이벤트'
개기일식은 크기가 태양의 1/400밖에 안되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천체쇼'. 태양의 지름(139만2000㎞)은 달 지름(3476㎞)에 비해 400배 정도이지만 지구에서 1억5000만㎞ 정도 떨어져 있는 태양은 달과 지구의 거리 38만4400㎞보다 400배 정도 멀리 떨어져 있어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일식이 일어나면 짧은 시간에 환경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도 변화는 해가 달에 가려지기 시작하면서 바로 감지할 수 있다. 특히 해안이나 산악 지역의 온도차는 평야보다 더 크다. 학계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평소 때보다 5∼10도의 온도차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땅이 식으면서 높은 하늘엔 따뜻한 공기, 낮은 하늘엔 찬 공기가 안정적인 대기층을 이루면서 얇은 구름들이 걷히는 현상도 일어난다.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2, 3분 동안 빛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개와 닭 등 가축들이 울부짖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천문연구원 박영득 박사는 "태양이 90% 가려지는 한반도에서도 기온이나 바람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필터 통해 봐야 안전
개기일식 때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눈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천문연구원의 관계자는 "해가 90% 이상 가려져도 틈새로 쏟아지는 햇빛은 매우 강하다"며 "특히 특수필터가 달리지 않은 카메라로 일식 기념사진을 찍겠다며 해를 보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겹의 짙은 색 셀로판지 등을 이용해 보아야 하며 망원경으로 관측할 때는 반드시 특수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22일 상하이와 장쑤성, 후난 등 일부 지방에서 완전히 암흑천지로 변하는 500년만의 최대 개기일식에 대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국무원 판공청는 각 부문과 전국에 시달한 통지문에서 이번 개기일식은 과학연구와 보급, 그리고 천문관측에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언론매체들을 총동원해 대중에게 과학지식을 보급하라고 지시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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