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재정위기' 일단 숨통… 대규모 지출삭감 합의

예산안 통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재정 비상 사태가 주정부와 민주 · 공화 양당 대표가 대규모 예산 지출 삭감을 골자로 한 재정위기 해결책에 합의함으로써 20여일 만에 종식됐다.

로이터통신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캘리포니아주 의회 민주 · 공화 양당 대표가 교육 · 복지 부문에서 155억달러의 예산 삭감을 골자로 한 2009회계연도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당초 예상됐던 263억달러의 적자 가운데 예산 삭감액을 제외한 나머지 98억달러는 산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임시로 수십억달러를 빌리고,주정부가 소유한 옛 교도소 · 박물관 부지 등 부동산을 매각하며,샌타바버라 인근 해역에서 석유시추를 허용해 생기는 수입으로 메우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캘리포니아 공립학교와 주립대학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중등학교와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 예산이 60억달러 삭감되며,캘리포니아주립대(CSU)와 캘리포니아대학(UC) 계열 공립대 예산도 30억달러 줄어든다. 이 밖에 빈곤층 의료 지원 프로그램에서 13억달러,주립 교도소 운영에서 12억달러가 각각 감축될 전망이다. 주정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휴일과 별도로 한 달에 세 번 추가로 문을 닫는다.

이번 합의안은 지난 2월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제출한 공화당의 예산 긴축 방안과 거의 같다. 주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증세를 주장했지만 공화당과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완강히 반대해 양측은 1일부터 시작되는 2009회계연도 주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재정적자 해결책을 놓고 공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의회를 압박하기 위해 '재정 비상 사태'를 선언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번 예산 협상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걸 이뤄냈다"며 "협상 자체가 마치 서스펜스 영화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안은 23일 주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