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美국채 보유 단기화

[한경닷컴]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의 만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재무부와 각국 중앙은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외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 잔액은 5월말 현재 총 2조2287억달러로 1년전에 비해 30% 증가했다고 23일 보도했다.이가운데 발행후 상환까지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채권의 비율은 26%로 1년전보다 두배나 높아졌다.나라별로는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의 경우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전인 작년 8월부터 올 5월까지 단기채 비중이 3%에서 26%로 올라갔다.미 국채 보유 4위국인 브라질은 지난해 여름엔 단기채가 전혀 없었지만 지난 5월말엔 8%가 됐다.5위인 러시아도 24%에서 48%로,13위인 인도는 24%에서 58%로 상승했다.반면 미 국채 보유 2위국인 일본은 단기채 비중이 작년 8월 9%에서 현재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3위인 영국도 15%에서 18%로 소폭 상승했다.미즈호코포레이트은행 관계자는 “신흥국들이 단기채 비중을 늘리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흥국들이 외환보유액 운용대상으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늘리면서도 장기채 보다는 단기채를 집중 매입한 결과다.미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쉽게 유동화할 수 있는 단기채를 선호한 것이다.문제는 신흥국들이 단기채 만기가 돌아왔을때 다시 미 국채에 투자할지 여부다.중국 등 일부 국가에선 외환보유액을 미 국채 대신 원유나 금 등 상품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이렇게 되면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장기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달러가치도 하락하게 된다.하지만 일각에선 “신흥국들이 미 국채를 팔아치운다는 건 자신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결국 신흥국들은 미 국채에 재투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