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오름세 '주춤'…"휴가철에 규제 완화 속도조절 겹쳐"

서울 수도권지역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휴가철 비수기로 접어드는 데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완화 속도 조절을 통한 시장 관리 의지를 내비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4구 재건축시장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일부 단지에서 1000만~2000만원 가량 하향 조정된 매물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2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7월17~23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6%로, 7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실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으면서 각각 0.05%와 0.03%의 주간변동률을 나타냈다.


서울은 강남이 0.13% 오른 것을 비롯해 ▲양천(0.12%) ▲강서(0.09%) ▲강동(0.08%) ▲송파(0.08%) ▲영등포(0.08%) ▲마포(0.07%) ▲서대문(0.06%) 등이 소폭 올랐다.

강남권은 재건축단지들이 여전히 오름세를 보였지만 상승세는 둔화됐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몇 주간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1000만~2000만원 하락한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주공3단지도 최근 2~3일 사이 매수문의가 줄었다.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개포동 우성6차 등 일반아파트도 최근 호가 상승으로 매도-매수 가격차이가 커져 실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양천구는 규제강화 움직임에 매수세가 주춤해져 지난 주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목운초 주변 등 학군이 좋은 일부 단지만 소폭 상승했다. 신시가지7단지 등이 올랐다. 강서구는 화곡3주구 이주로 인해 주변 화곡동, 내발산동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이 모두 강세다.

신도시는 분당(0.07%)과 평촌(0.05%), 일산(0.03%), 중동(0.03%) 순의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분당은 강남권 거래가 주춤해지면서 매수 문의가 크게 줄었다. 간간히 실수요 위주로 중형 거래가 이뤄져 수내동 푸른벽산·신성·쌍용 등이 1000만원 정도 올랐다. 평촌은 급매물이나 저가 매물위주로 꾸준하게 거래되면서 비산동 샛별한양1,4차단지 소형이 소폭 상승했다. 수도권은 가격변동을 보인 단지가 많지 않은 가운데 강세를 보였던 과천(0.01%)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구리가 0.11% 올랐으며 ▲광명(0.10%) ▲부천(0.10%) ▲용인(0.08%) ▲오산(0.05%) ▲고양(0.04%) ▲시흥(0.04%) ▲안산(0.04%)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구리시는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움직이며 토평삼성래미안 131~149㎡가 1000만~1500만원 정도 올랐다.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싼 물건이 빠지면서 가격대가 상승했다.
광명시는 실수요 중심으로 매물이 거래되면서 철산, 하안동 주공단지가 250만~500만원 가량 올랐다. 부천도 중동 팰리스카운티가 실입주자 위주로 싼 매물 거래가 이뤄지면서 500만원 올랐다.

반면 광주(-0.06%)와 의왕(-0.04%), 안양(-0.01%) 등은 소폭 하락했다. 광주시는 오포읍 신현1차현대모닝사이드 대형 저가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의왕시도 청계동 휴먼시아청계마을4단지가 싼 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소폭 떨어졌다. 안양시는 매물을 찾는 수요가 별로 없어 호계동 신도브래뉴 등이 500만~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정부가 규제완화 속도를 조절하고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개입과 규제 강화로 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 내비치면서 서울 수도권 아파트시장도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거래가 주춤했다"며 "가격급등 피로감에 휴가철, 정부규제방침이 겹치면서 매수관망세가 나타나고 있고 당분간 가격 보합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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