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대 정크 CP 매입 前 농협 임원 기소

[한경닷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김강욱 부장검사)는 24일 신용평가등급 투자부적격 상태인 기업어음(CP) 수백억원어치를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상 배임)로 전직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정모(61)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7년 12월31일 자본잠식상태로 워크아웃 중이고 신용평가등급이 투자부적격이던 팬택 계열사가 발행한 CP 509억원어치를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또 팬택 계열사의 신규 CP를 은행 고유 계정으로 사들인 뒤 팬택이 여기서 얻은 자금으로 기존에 발행했던 CP를 상환토록 하는 등 신탁재산을 위해 금융기관 고유재산을 사용한 혐의(신탁업법 위반)도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

정씨 등은 농협중앙회가 특정금전신탁계정을 통해 단위농협 등으로 하여금 인수하게 한 팬택 계열사 CP가 600억원에 달하는데 인수자 측에서 자금회수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대책을 요구해 팬택 측이 이를 상환할 돈을 마련하도록 추가로 CP를 사들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와 단위 농협은 별개의 조직이지만 단위 농협이 농협중앙회장의 선출권을 갖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중앙회가 단위 농협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금감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농협 관계자 11명을 수사통보했지만 검찰은 범행에 대한 가담 정도를 따져 3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상자를 입건유예했다. 또 팬택 계열사가 워크아웃 중이고 정씨 등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