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정 협상 성과없이 끝나

25일 노사 직접대화 재개…'해결 실마리' 가능성도
쌍용자동차 노사가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여 만인 24일 정치권 중재로 마주 앉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함께 25일 오전 이유일 · 박영태 쌍용차 공동 법정관리인과 정갑득 금속노조위원장,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65일째 지속 중인 쌍용차 노조의 평택공장 불법점거 사태가 극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해산이 먼저 vs 타협이 먼저쌍용차 평택공장에 공권력이 진입한 지 닷새째인 이날 노 · 사 · 정은 오전 10시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불법 공장점거 파업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는 회사 측 입장과 "정리해고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 난항을 겪었다. 사측에선 류재완 인사노무담당 상무가,노조 측은 쌍용차 노조를 대신해 정갑득 위원장이,정치권에서 정장선 · 원유철 · 권영길 국회의원과 송명호 평택시장 등이 참석했다.

정갑득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800명을 정리해고하지 않고 무급휴가와 순환근무제로 돌린다면 대화로 문제를 풀 수가 있다"며 회사 측에 정리해고안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불법 공장점거 파업 해소가 우선돼야 대화가 가능하다"면서 "파업이 풀려도 회사의 회생 가능성이 산 넘어 산인 실정"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정부 고위 관계자는 "노 · 사 · 정 회의와는 별도로 물밑 접촉을 갖고 있다"고 밝혀 극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측에서 쌍용차 공장가동이 재개되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노조 측 사제총은 살상무기

쌍용차 노조 측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제 총알(사진)은 보호장구 없이 맞으면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기경찰청은 이날 오전 평택공설운동장에서 있은 최루액성분 시연회에서 쌍용차 공장에서 수거한 사제총알에 대한 국과수 감정결과를 밝히고 탄두에서 폭죽이나 완구용으로 사용되는 화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제총알은 길이 3㎝,지름 1.5㎝의 구리색 구슬형태로 발사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쌍용차 노조는 그러나 "사제 총알은 이산화탄소 용접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노조가 제작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도장공장 진입 등 특별한 작전을 시도하지 않고 도장공장 100m 앞에 보호장비를 설치한 채 간간이 헬기를 동원,최루액을 뿌리는 등 노조를 압박했다. 노조 측은 도장공장 위에서 외부상황을 지켜볼 뿐 볼트 새총 등 공격은 자제했다.

회사 측은 이날 새벽 2시께 점거 파업 중이던 노조원 1명이 노조 측과 합의하에 공장을 빠져 나오는 등 경찰력이 공장에 진입한 지난 20일 이후 파업이탈자는 총 1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평택=이상열/김일규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