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고수들의 '골프이야기'] 백스윙 완전히…서두르지 말아야

유만근 세인사장
'골프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을 갖는 골퍼가 적지 않다. 건설가설재업체인 세인의 유만근 사장(63)은 35년째 골프를 통해 건강을 챙기고 있다. 요즘도 일주일에 사나흘은 연습장에서 한 시간씩 클럽을 휘두른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몸이 가뿐해지고 정신도 맑아진다는 게 유 사장의 골프 예찬론이다.

유 사장은 1985년 7월 친구들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연습장에 가면 아가씨들이 티 위에 볼을 하나씩 올려주는 시절이었다. 대기업 계열 건설사 과장이었던 그는 그해 10월 첫 라운드에서 113타를 쳤다. 주위에서는 '신동'이라는 소리를 했고 골프의 재미에 푹 빠졌다. 하지만 당시 골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주변의 시선을 피해 꼭두새벽에 연습장을 찾아야 했다. 저녁에도 술약속을 하지 않고 퇴근해 다시 클럽을 휘두르는 일과를 1년간 지속했다. 골프장과 회사를 오가다 보니 머리 올린 지 1년1개월 만인 1986년 11월 제일CC에서 81타를 기록하고,그 이듬해 5월 남수원CC에서 79타를 쳐 진정한 '싱글 핸디캐퍼'가 됐다. 요즘 공식 핸디캡은 '4'.유 사장은 "토요일엔 퇴근 후 연습장으로 달려가고 일요일은 골프장으로 가서 집사람이 '일요 과부'인 날이 많았는데도 잘 이해해줬다"며 웃었다.

유 사장은 수원CC 클럽챔피언전에서 2위만 두 번 차지했고,요즘도 각종 아마대회에 출전해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금도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 골프 모임도 용인지역 향우회인 용지회와 용인회,수지 골퍼들의 동호회인 상현회,용인 · 수원 싱글 핸디캐퍼들의 모임인 용수회,대학교 동창모임,KRDC(ROTC골프회) 등 다섯 개나 된다. 꾸준히 연습장을 찾는 데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라운드를 하기 때문에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잔병치레도 하지 않는단다.

유 사장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240야드 정도로 한창 때에 비해 30야드가량 덜 나간다. 근력이 달려서인지 거리가 예전만 못하지만 장기인 아이언샷은 여전하다. 동반자들도 7번 아이언으로 160~165야드를 날리는 그의 아이언샷에 주눅들기 일쑤다. 아마추어답지 않게 찍어치는 데다 임팩트가 좋아 거리가 정확하다. 샌드웨지 어프로치 샷도 동반자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손목을 안 쓰고 어깨 근육을 활용하는 게 정확성을 높이는 비결이란다. 그는 "샷의 원리는 같다"며 "백스윙을 충분히 하고 서두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임팩트 후 따라 들어오는 오른발 뒤꿈치를 보는 습관을 가지면 헤드업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할 경우 스윙폼도 좋아진다고.'고수'인 그도 퍼트만은 쉽지 않다고 인정한다. "퍼트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꾸준히 연습해야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