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갈아타기' 한창

IT·은행 털고 철강·통신 '사자'
투신권이 투자 종목을 빠르게 교체하며 수익률 극대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펀드 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단기에 '치고 빠지기'식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이달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13일 이후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 등 증시를 이끌던 주도주를 집중 매수했다가 지수가 1500선에 근접하자 통신 건설 철강 등 덜 오른 소외주로 발빠르게 갈아탔다. 지수가 약 100포인트 올랐던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투신은 LG디스플레이(1466억원) 하이닉스(1305억원) 삼성전기(519억원) 삼성전자(251억원) 등 대형 IT주를 대거 사들였다.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은행주와 현대차도 순매수 10위권에 포함됐다. 이 기간 KB금융이 13.7%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12.4%) 신한지주(9.7%) LG디스플레이(8.9%) 등 투신이 공략한 종목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투신은 지난 21일부터는 IT 은행 등 기존 주도주를 내다 팔고 건설 통신 철강 등 다른 업종을 순매수하는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투신은 21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74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고 하이닉스 KB금융 하나금융 등도 대거 처분했다. 대신 21일부터 한국전력을 1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SK텔레콤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제철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 환매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투신이 박스권을 돌파하면 주도주에 매수세를 집중했다가 단기 급등 후에는 차익을 실현하고 가격 매력이 있는 소외주로 갈아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