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율 한국학연구소장 "호주 그리피스大를 지한파 산실로 키우겠다"

"매일 즐기는 마라톤처럼 긴 호흡으로 그리피스대 한국학연구소를 호주 내 지한파 산실로 키워 가겠습니다. "

15년째 호주 그리피스대 한국학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권오율 교수(73)는 최근 서울 고려대 우당교양관에서 기자와 만나 "호주 학생들 사이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인턴십 수요도 늘고 있다"며 "지한파를 많이 만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권 소장은 서울대 상대(56학번)를 졸업한 후 한국은행 조사부를 거쳐 캐나다 재무부와 리자이나대학 등에서 근무한 '이민 1세대'다. 그는 1995년 그리피스대에 개설된 한국학연구소 석좌교수직에 지원,15년째 호주 학생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있다. 학생들에게 한국경제학과 한국국제경영학을 가르치며 한국의 문화 · 역사 · 정치 · 사업환경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한국 기업들과 인턴십을 맺어 호주 학생들이 국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금까지 인턴십 혜택을 받은 호주 학생은 총 200여명.

권 소장은 "한국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도록 홈스테이 가정도 연결해준다"며 "일단 한국에 다녀온 학생들이 한국이라면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하는 '지한파'가 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권 소장은 또 그리피스대와 국내 주요 대학 20여곳이 교류협정 관계를 맺도록 주선했다. 그리피스대에서 어학연수 · 유학을 하는 1000여명 한국 학생들의 상담과 지도를 맡는 등 '카운슬러'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이런 역할을 인정한 주한 호주대사관과 그리피스대가 2004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권 교수에 대한 헌정 연회'를 열기도 했다. 70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정력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비결은 근 30년째 매일 아침 10~20㎞씩 조깅을 한 덕분이다. 권 소장은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한 해 2회 이상 완주하는 '철각'이다. 그는 "앞으로 그리피스대 한국학연구소를 계속 지한파 산실로 키워 가는 한편 한국 경제의 전환과 선진국 진입을 위한 과제를 다룬 책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