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대감 커진 장외株 인기

포스코건설ㆍ티유미디어 등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거나 상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 장외기업 주식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는 기업의 규모나 특성에 상관 없이 증시에 입성하기 직전의 장외기업들이 각광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거나 준비 중인 유망주들이 인기다.

2일 장외기업 정보업체인 프리스닥에 따르면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 지난달 중순 이후 장외시장에서 각광받은 종목으로는 포스코건설 삼성생명 티유미디어 한국인포데이타 서울통신기술 등이 꼽힌다. 포스코건설과 삼성생명은 물론 티유미디어(SK)와 한국인포데이타(KT),서울통신기술(삼성)도 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룹 계열사인 대형주들이 증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장외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한 주 동안 포스코건설이 10.7% 급등한 것을 비롯해 티유미디어는 18.6%,한국인포데이타는 8.9% 올랐다. 동양생명보험의 상장 추진에 따라 기대감이 커진 삼성생명(4.28%)을 비롯해 삼성SDS(2.11%) 서울통신기술(6.77%) 등 삼성 계열사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은 아직 상장 예비심사 청구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연내 증시 입성은 불투명하지만 대형주 선호 현상이 장외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을 추진하다 지난 5월 말 상장계획을 접었지만 최근 주가는 오히려 강세다. 증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상장 일정을 한 차례 철회했던 SK C&C 진로 등이 다시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대기업 계열사의 잇따른 상장 추진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관련 대기업 계열사의 가치가 새로이 부각된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상장 추진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단기 차익실현에 몰두하던 장외 종목에 대한 투자가 가치투자로 방향을 틀며 점차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