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족, 야간골프장에 모였네

더운 날씨에 예약 몰려, 비용부담 적고 9홀도 가능
'평일 직장 스트레스와 술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분,여름 휴가 때 할 일 없이 지내는 골퍼,주머니 사정으로 정규홀이 부담되는 분,필드를 자주 못 나가 실력이 늘지 않는 골퍼….'한 골프 관련 사이트에 올려진 야간 라운드 멤버 모집의 글이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 시작되면서 야간 라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골프장에선 무더운 낮보다 야간 라운드 예약 마감이 먼저 끝날 정도다. 당일 전화로 예약하고 야간에 라운드를 즐기는 '올빼미 골퍼'도 적지 않다. 야간 라운드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데다 9홀만 돌 수 있는 곳도 많아 여름 골프의 틈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사진)가 야간 라운드의 메카로 꼽힌다. 2007년부터 야간 라운드를 실시한 스카이72는 조도(400룩스)가 일반 골프장의 두 배로 밝은 데다 라이트를 켠 밤의 느낌이 색다르고 바닷바람이 불어와 야간 라운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레이크코스와 클래식코스 등 36홀을 개장하며 야간 라운드 마지막 티오프 시간은 오후 7시30분이다. 평일(화~금) 야간 라운드 그린피는 낮시간대보다 1만원 싼 15만9000원이다. 직장인 친구 등 일회성 모임으로 찾은 내장객이 많지만 올 들어 이용자의 20% 정도가 법인 초청행사 관계자다. 김승회 스카이72 세일즈마케팅팀장은 "이달 초부터 야간 라운드 예약이 주말보다 더 빨리 끝나고 있다"며 "더위를 피한 야간에 신제품 품평회와 시연회를 겸해 라운드를 잡는 법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남부지역에서는 용인에 있는 태광 · 골드 · 코리아CC 등에서 야간 라운드가 활기를 띠고 있다. 태광은 평일 18홀 야간 라운드(티오프 오후 5시~7시10분)의 그린피를 21만원에서 16만원으로 5만원 할인해 주고 있다. 내장객의 40%는 당일 예약자,나머지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한 골퍼들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평일 36팀이 다 차는 날이 적지 않다"며 "친구들끼리 저녁 약속을 아예 골프장에서 하는 경우가 많고 서울 강남과 분당 수원 고객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골드CC의 야간 라운드 첫 티오프 시간은 오후 8시20분부터이며,평일 9홀 그린피는 7만3000원이다. 카트가 무료 대여되고,캐디 없이 플레이한다. 목요일부터는 15팀이 대부분 찬다. 수도권 북부지역에서는 서원밸리(파주) · 올림픽(고양) · J퍼블릭(파주)이 야간 개장한다. 서원밸리는 퍼블릭 9홀에 대해 당일 예약도 받는다. 그린피는 주중 9홀이 6만원,주말은 8만원이다. 주중 낮과 밤의 내장객 비중이 비슷하다는 게 골프장의 설명이다.

올림픽은 평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까지 티오프할 경우 9홀 그린피를 1만원 할인한 5만원만 받는다. 카트비는 1인당 1만원이며,라운드 1시간 전에 도착하면 연습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J퍼블릭도 오후 6시40분~7시58분 12팀을 받는다. 이 밖에 더반(이천)도 오후 4시~6시30분까지 티오프할 경우 9홀 두 번 도는 데 8만원을 받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