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영의 힘] SK그룹‥내실 다진 상반기…하반기엔 해외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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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더 강해졌다. "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한 SK그룹의 자평이다. 주력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올렸지만,눈에 보이는 실적 이외에 내실경영이나 사업구조 개선 측면에선 오히려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SK는 하반기 신 · 재생에너지 등 신성장사업에 대한 투자와 해외사업 확대 등을 통해 예기치 못한 위기국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부진과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6% 줄어든 8조9287억원,영업이익은 67% 감소한 117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환차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3014억원을 올렸다.
SK에너지의 실적 하락은 주력사업인 석유사업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서다. 석유사업 부문은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이 회사의 다른 사업축인 화학사업은 중국 특수 등의 영향으로 2분기 2조54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화학제품 수출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인 177만5000t(2조여원)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제마진 악화로 석유사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화학사업 분야의 수출과 해외석유개발 사업 등은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한 3조679억원,영업이익은 3.8% 늘어난 5534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한 무선 인터넷 매출은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11.8% 증가한 6712억원을 올렸다. 회사 측은 2분기 매출과 이익 등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통화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 만큼 하반기 이후 실적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상반기 중 WCDMA 용량증설 및 통화품질 보강에 투자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6674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 이동전화 시장은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으로 과열됐지만 하반기부터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보급확대와 다양한 데이터요금제 확대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지난 상반기 경영목표는 '생존'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더 이상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며 강력한 생존 경영을 실행에 옮겼다. 작년 하반기부터 각 계열사 중심으로 2개월 단위의 단기경영계획(서바이벌 플랜)을 수립,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 아래 미래 핵심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확보와 연구개발(R&D)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2003년 이후 매년 1조원씩 증가해 온 SK의 투자규모는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R&D 규모도작년보다 20% 늘어난 1조3000억원까지 늘려잡았다. SK는 또 녹색기술 · 정보통신기술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키로 하고 2012년까지 R&D 분야에만 5조7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SK는 올 하반기 녹색성장과 자원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신 · 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 바이오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 도시(u-Eco City) 등을 7대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SK텔레콤과 SK E&S,SK건설 등은 각 사가 보유한 친환경 에너지 및 정보통신 기술을 결집시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첨단 그린 도시' 관련 기술개발 및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녹색성장 분야 이외에 해외 자원개발을 통한 지속성장 기반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베트남 123 광구,콜롬비아 CPE-5 광구 등 유망 탐사광구를 확보한 데 이어 올 들어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브라질 BM-BAR 3 광구,오만 Block 51 광구사업에 참여하는 등 자원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남미와 동남아,카스피해 연안국 등 신규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 사업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한 SK그룹의 자평이다. 주력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올렸지만,눈에 보이는 실적 이외에 내실경영이나 사업구조 개선 측면에선 오히려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SK는 하반기 신 · 재생에너지 등 신성장사업에 대한 투자와 해외사업 확대 등을 통해 예기치 못한 위기국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부진과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6% 줄어든 8조9287억원,영업이익은 67% 감소한 117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환차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3014억원을 올렸다.
SK에너지의 실적 하락은 주력사업인 석유사업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서다. 석유사업 부문은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이 회사의 다른 사업축인 화학사업은 중국 특수 등의 영향으로 2분기 2조54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화학제품 수출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인 177만5000t(2조여원)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제마진 악화로 석유사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화학사업 분야의 수출과 해외석유개발 사업 등은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한 3조679억원,영업이익은 3.8% 늘어난 5534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한 무선 인터넷 매출은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11.8% 증가한 6712억원을 올렸다. 회사 측은 2분기 매출과 이익 등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통화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 만큼 하반기 이후 실적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상반기 중 WCDMA 용량증설 및 통화품질 보강에 투자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6674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 이동전화 시장은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으로 과열됐지만 하반기부터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보급확대와 다양한 데이터요금제 확대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지난 상반기 경영목표는 '생존'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더 이상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며 강력한 생존 경영을 실행에 옮겼다. 작년 하반기부터 각 계열사 중심으로 2개월 단위의 단기경영계획(서바이벌 플랜)을 수립,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 아래 미래 핵심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확보와 연구개발(R&D)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2003년 이후 매년 1조원씩 증가해 온 SK의 투자규모는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R&D 규모도작년보다 20% 늘어난 1조3000억원까지 늘려잡았다. SK는 또 녹색기술 · 정보통신기술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키로 하고 2012년까지 R&D 분야에만 5조7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SK는 올 하반기 녹색성장과 자원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신 · 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 바이오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 도시(u-Eco City) 등을 7대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SK텔레콤과 SK E&S,SK건설 등은 각 사가 보유한 친환경 에너지 및 정보통신 기술을 결집시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첨단 그린 도시' 관련 기술개발 및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녹색성장 분야 이외에 해외 자원개발을 통한 지속성장 기반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베트남 123 광구,콜롬비아 CPE-5 광구 등 유망 탐사광구를 확보한 데 이어 올 들어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브라질 BM-BAR 3 광구,오만 Block 51 광구사업에 참여하는 등 자원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남미와 동남아,카스피해 연안국 등 신규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 사업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