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ㆍ뉴욕 안정세…서울 집값만 치솟아 버블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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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硏 주거 실태 조사 … 아파트 비율 단독주택 첫 추월
소득 수준을 감안한 서울 집값이 일본 도쿄,미국 뉴욕 등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자 서울 집값에 '버블'이 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흔히 소득 대비 집값은 부동산 거품 판단의 잣대로 쓰인다.
국토연구원이 6일 발표한 '200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 중간값 기준)은 집값이 비싼 세계 주요 도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일본 도쿄는 2006년 PIR가 8.6배로 서울의 7.5배를 크게 상회했고 2007년엔 9.9배까지 높아졌지만 작년 9.1배로 꺾였다. 미국 뉴욕도 2006년 9.1배에서 2007년 3분기 9.3배로 큰 차이 없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심화되면서 이후 집값이 많이 떨어져 작년 PIR는 9.3배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의 소득 대비 집값이 안정되는 반면 한국 집값,특히 서울 집값은 급상승하고 있어 정책당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간값이 아닌 평균값으로 보면 서울의 PIR는 10.7배로 더 커진다. 서울지역 평균 주택가격(4억4413만원,조사시점인 작년 9~12월 당시)을 서울 가구 평균 연소득(4168만원)으로 나눈 결과다.
따라서 중간값을 기준삼을 때보다 1년이 더 긴 10년8개월간 소득을 온전히 모아야 한다. 서울 PIR 평균값은 첫 조사가 이뤄진 2006년엔 10.1배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PIR를 통해 부동산자산 가격이 실제 가치,소득 수준에 적정한지,혹 버블이 끼지는 않았는지 판단해볼 수 있다"며 "서울 및 수도권의 실질주택보급률이 60%가 채 안되는 상황에서 PIR가 10배 가까이 근접한 것은 버블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침체와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이사 계획을 세우거나 투자 목적의 주택구입 계획을 가진 사람들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내 이사 계획이 있는 가구는 전체 조사 대상의 7.5%로 2006년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다. 투자 목적의 주택구입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한 가구도 2006년 6.9%에서 작년엔 0.7%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에 대해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조사 시점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하락 국면을 보이던 지난해 하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분위기와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세대당 인원수도 1인세대 증가,출산율 감소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중산층(소득10분위 중 5~8분위) 세대원수는 2006년 3.45명에서 작년 3.34명으로 감소했다. 저소득층(1~4분위)은 2.28명에서 2.14명으로 2명대에 턱걸이 했다. 또 아파트 거주 비율(43.89%)이 단독주택(42.94%)이나 연립주택(3.27%) 다세대주택(7.17%)보다 높게 나왔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