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7일 연속 순매수

5년만에 최장… 역대 두번째
외국인이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달 15일 이후 17일 연속(거래일 기준) 6조4109억원의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04년 1월의 17일간 이후 최장이며,1998년 1월부터 3월까지 34일간 진행된 순매수 랠리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이날 외국인은 개장 직후엔 주식 매도에 치중했다. 삼성전자 LG전자 KT&G 등을 주로 매도했다. 그러다 장 마감을 10분 앞둔 동시호가 때 돌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KT(242억원) 신세계(211억원) 신한지주(179억원) 삼성중공업(166억원) 현대차(132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미국계 롱텀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금액에서 미국계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달한다. 다음으로 룩셈부르크 펀드(13%),미국계 연기금(11%),영국계 증권사(10%),케이맨군도 투자가(7%),영국계 펀드(4%)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보면 원 · 달러 환율이 1100원 선 밑으로 내려갈 땐 순매수가 끊겼다"며 "현재 1200원대인 환율 수준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여력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세계 경기 회복 초기에 코스피지수가 역사적으로 강하게 올랐다는 학습효과와 대표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순매수 전략은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6조원 가까이 사들였던 지난달과 같은 공격적인 추가 매수세는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윤/조진형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