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도 회복조짐… 무디스 "세계 경기침체 끝나간다"

OECD 경기선행지수 상승세… "美침체 7월에 끝났다" 분석도
미국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던 고용시장이 안정 조짐을 보이면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끝나간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미 끝났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미국의 경기회복 기미에 글로벌 경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주말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는 최악의 상황이 지났음을 시사한다"며 "세계 경기침체가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뿐 아니라 고용지표도 개선미국 경제는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한 -1%로 확인되면서 하반기 플러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JP모건이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로 높이는 등 월가의 성장률 상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자동차 판매 회복과 기업들의 재고 확충 움직임에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곳곳에서 경기회복의 훈풍이 감지된다. 대도시 주택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S&P케이스-실러지수가 지난 6월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주택시장도 바닥을 쳤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고용이었다. 경기회복 신중론자들은 실업이 증가하는 한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해왔다. 그런데 7월 실업률(9.4%)이 예상 밖으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지며 15개월 만에 하락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기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고용시장까지 좋아진 것을 볼 때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에서 벗어났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경제도 터닝 포인트(전환점)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가을 일찌감치 미국이 경기침체에 돌입했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던 시장분석가 데니스 가트먼은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급감 등을 봤을 때 미국의 경기침체는 7월로 이미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실업률 하락은 경제가 벼랑 끝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도 "실직사태가 멈추기 전까지는 진정한 경기회복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 인도 성장동력 유지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무디스는 OECD의 6월 경기선행지수 등을 근거로 "세계경제가 각국 정부의 공격적인 통화 · 재정정책에 힘입어 회복의 길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 전체 회원국의 경기선행지수는 6월에 95.7로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무디스는 특히 한국과 터키는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의 두 거인인 중국과 인도의 경우 올초만 해도 경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었지만 여전히 성장동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인프라 건설 등 내수 위주의 경기부양책을 펴면서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경기침체 상태로 높은 실업률과 대규모 과잉설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은 하반기 성장률 감소 속도가 둔화되겠지만 경기회복세로의 진입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장 늦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당분간은 중국이 세계경제를 지탱하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미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때 가능하다"며 "이는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대출 회복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