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년만에 1600탈환 '시동'

●글로벌 경기회복 '훈풍'
외국인, 펀드환매 소화가 관건
코스피지수가 이번 주 1년 만에 1600선을 탈환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지난 주말 예상 밖의 실업률 호전으로 급등한 데 따라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 관련 글로벌 4개 펀드에 3주 연속 자금이 들어와 외국인의 주식 매수 여력도 한층 커졌다.

다만 1600선 위에서는 주식형펀드 환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의 매물 소화 여부에 따라서는 증시가 반등 후 숨 고르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일 "중국 경기 회복에 이어 미국 경기지표도 지난달부터 잇따라 호전되면서 코스피 추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이달 나올 미 경제지표들이 청신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따라 이번 주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1600선 탈환 시도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5일 이후 18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면서 6조6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서머 랠리'를 이끌고 있다.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 자금이 3주째 순유입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를 포함한 한국 관련 4개 펀드에는 지난주(7월30일~8월5일) 30억47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분석팀장은 "11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와 11~12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지만 출구 전략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어서 상승 장세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600선 위로 올라선 이후엔 펀드 환매가 크게 늘 것이란 분석이어서 증시 수급에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최근 3년간 지수대별 펀드 자금 유출입을 보면 코스피지수 1600~1700에서 3조5000억원이 들어왔고 1700~1800에서 7조3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원금을 회복하거나 수익을 내기 시작한 펀드 투자자들은 일단 차익을 실현하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는 펀드 환매가 그다지 많지 않고 외국인이 환매로 나오는 매물을 무난히 소화하고 있지만 이들이 1600선을 탈환한 주가에 부담을 느껴 매수 강도를 낮춘다면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