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실적주에 '강추'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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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석유·카프로 등 화학주에 '스트롱 바이' 많아실적 발표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된 종목을 중심으로 '강력(적극)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KT·현대차·하이닉스 등 업종 대표주도 '러브콜'
'강력 매수'(Strong Buy)는 '매수' 보다 한 단계 높은 투자의견으로 현 주가 대비 통상 5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을 때 제시된다. 특히 화학업종에 관련 종목이 집중 포진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의견 제시에 신중한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이 '강력 매수'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학주 '강추' 많아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화학업체 카프로는 12.18% 급등한 7920원에 마감,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6000원대로 빠졌던 주가는 단숨에 80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오는 14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KTB투자증권이 이 회사에 대해 실적 턴 어라운드 전망과 함께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까닭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카프로락탐 수요 회복에 따른 가격 상승 영향으로 101억원을 거둬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예정"이라며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배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현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목표주가도 현 주가의 2배에 가까운 1만5000원을 제시했다.
'강력 매수' 의견은 전체 보고서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드문 사례다. 최근 3개월간 나온 종목 분석 보고서 8792건 가운데 '매수' 의견은 7188건(81.7%)에 달하지만 '강력 매수' 의견은 89건(1.0%)에 불과했다. 강한 주가 상승을 확신하지 않고는 애널리스트들이 이같은 의견을 쉽게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과정에서 호남석유 LG화학 제일모직 등 주요 화학업체들이 '강력 매수' 추천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5일 NH투자증권은 호남석유에 대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강력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0만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추천일 당시 주가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당일 주가는 7.79% 급등했다. 앞선 6월8일 KTB투자증권도 호남석유에 대해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이후 주가는 이날까지 25% 급등한 상태다. 녹색성장주로도 분류되는 LG화학은 이날 5.18% 급등하며 1년 신고가를 새로 갈아치웠다. 의류업체면서 화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제일모직도 분기 최대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력 매수' 추천을 받은 상태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화학주들은 경기가 회복될 때 기초 소재에 대한 수요가 가장 먼저 살아나 실적 회복도 빠르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량 대표주에도 관심 뜨거워화학주 외에도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강력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KT에 대해 "2분기 실적 발표로 인해 주가가 통합 실적 기준으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강력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5만6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외국인의 대표적인 선호 종목인 현대차 하이닉스 등도 지난달 '강력 매수' 추천 종목에 합류했다. 고려아연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강력 매수' 추천을 받아 관심을 모았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고려아연에 대해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하반기 영업이익은 분기별로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목표주가 20만원을 제시했다.
다만 '강력 매수' 추천 종목에 대한 지나친 과신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가지수가 1600선 부근까지 도달하자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보고서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면서 의도적으로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하는 사례도 있다"며 "무분별하게 해당 종목을 추종 매수했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증권사들은 중소형 증권사와 달리 강력 매수 리포트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