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사냥꾼 中, 호주정부 또 테스트

옌저우석탄, 펠릭스 인수 나서
중국이 또 한번 호주 정부를 시험대에 세웠다. 호주 광산기업 리오틴토의 산업스파이 문제로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 4위 석탄업체인 옌저우석탄이 호주 광산기업 펠릭스리소시스 인수에 나선 것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옌저우는 인수가로 37억호주달러(약 31억달러)를 제시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호주 기업 인수 · 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옌저우의 펠릭스 인수는 호주 외국기업투자심의위원회(FIRB) 심사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FIRB가 해외 업체에 의한 M&A가 가져올 영향 등을 살펴 재무부에 의견을 제출하면 재무장관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앞서 중국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차이날코는 195억달러에 호주 철광석업체 리오틴토 인수를 추진했으나 지난 6월 무산됐다. 중국은 호주 정부가 리오틴토 인수를 반대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차이날코의 리오틴토 인수가 무산된 후 리오틴토 중국 사무실 직원들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터졌고 이로 인해 양국 관계는 껄끄러워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IRB가 그동안 외국 기업이 호주 기업에 투자할 땐 50% 미만의 지분참여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혀왔다며 이번 옌저우의 펠릭스 인수건은 호주 정부가 중국 국영기업들의 자국 기업 지분 100% 인수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YPF의 아르헨티나 자회사인 YPF의 지분 전량을 17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수가 성사되면 중국의 해외 M&A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된다. WSJ는 그러나 YPF 인수에도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YPF는 아르헨티나의 석유탐사 및 생산,정유,석유제품 판매 등 석유 시장 전반을 장악하고 있어 중국 기업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매각 반대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YPF 지분은 없지만 경영권 이전 등 중요한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