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유씨 석방] 굳은 표정 부르튼 입술로 "기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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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짧은 소감만 밝히고 검진위해 현대 아산병원 직행
13일 저녁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는 136일 만에 남측으로 귀환하는 유성진씨(44)를 취재하기 위해 몰린 100여명의 취재진과 현대아산 및 정부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 오후 7시께 출입사무소 기자 회견장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던 그는 예상보다 2시간가량 늦어진 9시12분께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직원 등 10여명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유씨는 노란색 모자에 연두색 줄무늬 티셔츠,짙은 남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자그마하고 마른 체형의 그는 입술이 부르트고 상당히 지친 표정이었다. 포토 라인에 선 굳은 표정으로 준비한 듯한 소감을 발표했다. "무사히 돌아오게 돼 기쁩니다.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주신 정부 당국과 현대아산,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또박또박하게 말을 마친 그는 현대아산 직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기자들이 몰려 선 출입구를 지나 재빨리 차량에 올랐다.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자 유씨는 "할 말 없습니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유씨를 비롯한 10여명은 까만색 12인승 스타렉스와 9인승 카니발 두 대에 나눠 타고 출입사무소를 떠났다. 카니발 차량 운전석 뒷자리에 앉은 유씨는 사진 · 카메라 기자들이 몰려들어 플래시 세례를 퍼부었지만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기쁜 듯한 표정은 짓지 않았다.
오랜 억류에서 비롯된 불안감과 피로감 때문인지 지치고 두려운 듯한 모습도 보였다. 유씨가 의료 검진을 받기 위해 현대아산병원으로 향한 것은 오후 9시15분께.차량 탑승 후 지체한 시간을 제외하면 언론에 공개된 것은 고작 1분 정도인 셈이다. 현대아산병원 구급차가 카니발의 뒤를 따랐다. ◆…유씨의 귀환이 늦어진 것은 북측 출입사무소 통과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유씨 신병은 오후 5시10분께 조건식 사장 등에게 넘겨졌고,이들은 오후 7시께 북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해 부근 건물에서 대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곳에서 북한 측의 석방동의서가 도착할 때까지 2시간가량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라산=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