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탁상품에 단기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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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6조3804억 급증증권사 신탁상품이 시중 단기자금을 급속히 빨아들이고 있다. 은행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신탁상품이 증권사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16개 증권사 신탁상품 잔액은 작년 말 27조4641억원에서 43조8445억원(7일 기준)으로 16조3804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우리투자증권은 3조9900억원에서 7조770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동양종금증권(7일 잔액 6조2900억원) 대우증권(5조7500억원) 굿모닝신한증권(4조5800억원) 등도 작년 말보다 1조원 이상씩 불어났다. 특히 단기 특정금전신탁(MMT)은 24조2675억원으로 전체 신탁상품 잔액의 절반 이상(55%)을 차지하고 있다. MMT는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돈을 금융회사의 발행어음이나 초단기자금(콜자금) 등에 투자하는 단기 자금 운용 상품을 말한다.
이성환 우리투자증권 신탁부 과장은 "시중 부동자금이 MMT를 중심으로 한 신탁상품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실적배당형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비교해 익일 환매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개인과 달리 법인의 경우 MMF는 환매를 신청한 다음날 돈을 찾을 수 있지만 MMT는 당일 출금이 가능하다.
이만구 굿모닝신한증권 신탁부장은 "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되는 채권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신탁상품도 개인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준비한 투자 대상 중 자신의 투자 목적이나 의사에 따라 특정 대상물을 지정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A2급 CP에 투자하는 굿모닝신한증권 특정금전신탁(CP형)의 경우 3개월간 연 4.2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에도 신탁상품이 있지만 증권사는 채권이나 CP에 투자하는 매칭형 신탁의 수익이나 상품구조에 상대적인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에는 주식형 · 혼합형 · 채권형,국내 · 해외,상품(Commodity) 등 다수의 자산 또는 상품을 하나의 펀드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고객지향적인 '멀티에셋 자산배분형 특정금전신탁'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 같은 신탁상품을 하나로 묶은 '휴먼 스타 트러스트'를 판매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