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트레이드 다시 기지개…브라질ㆍ호주ㆍ노르웨이 통화 인기

금융위기로 자취를 감췄던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하는 것)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금리가 대세인 상황에서 일부 국가들이 경기 회복세에 따라 금리 인상 조짐을 보이면서 캐리 트레이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루골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티브 젠 거시경제 및 통화담당 이사는 "캐리 트레이드가 돌아왔다"며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WSJ는 제로에 가까운 연 0.1%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엔화가 여전히 차입통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금융위기로 저금리가 확산된 가운데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를 빌려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대상국으로는 브라질 호주 노르웨이 등이 주목받고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후 달러화에 대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28% 상승했으며,헤알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금 규모는 3월초 120억달러에서 현재 40억달러로 급감했다. 엔이나 달러를 차입해 호주에 투자하는 자금도 적지 않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주요 원자재 공급선인 호주가 수혜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미 달러화 대비 호주달러 가치는 지난 6개월 새 29% 급등했다.

경기침체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은 북유럽의 노르웨이도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은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는 했으나 유럽 중앙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리는 그룹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르웨이 크로네화 가치는 지난 2월 말 이후 14% 뛰었다. WSJ는 금리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선 환율 변동으로 인해 캐리 트레이드가 손실을 볼 위험이 크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된 까닭에 캐리 트레이드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