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0.853파운드…되살아난 英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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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에 유동성 회수 가능성한때 1파운드가 1유로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약세를 보였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되살아나고 있다. 영국 경제가 최악을 벗어났다는 판단과 영국 통화당국의 비상통화 정책 완화 기대가 파운드화 강세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올초 1유로당 0.958파운드로 사실상 '1유로=1파운드' 시대를 맞았던 파운드화 가치는 18일 1유로당 0.853파운드로 올랐다. 올초보다 10.96% 상승한 것이다. 이달 5일엔 유로당 0.849파운드까지 뛰기도 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여 지난 3월10일 달러당 0.729파운드에서 지난 4일 0.591파운드로 18.9%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은 3월부터 5개월째 지속된 이 같은 파운드화 강세 속도는 지난 24년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며칠간 파운드화가 소폭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파운드화 강세 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화 강세는 영국 경기 회복세 덕분이다. 영국은 국제 은행 간 대출의 18%,외환 거래의 35%,장외파생상품 거래의 43%를 담당하는 금융허브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파운드화 가치가 지난해 최고 30% 급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정상을 되찾고 영국 부동산 시장도 안정되면서 파운드화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머빈 킹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아직 주요 경기지표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수개월 안에 영국 경제의 성장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조만간 산업생산이 안정되고 단기 지표상으로도 성장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8%로 예상치(1.5%)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도 파운드화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영국 통화당국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이 파운드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 전문가 테리 벨카시는 "세계 금융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그동안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영국 경제 전망이 유동적인 데다 BOE가 유동성 공급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아직 바꾸지 않은 만큼 단기적으론 환율이 등락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