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서거]광장 분향소 '통곡'…"다시 없는 지도자" "호남의 아버지 가셨다"

"지금 보내드리면 안되는데 가셨네요. 생전 반칙하지 않는 사람이셨고,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었습니다."

19일 서울시청앞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온 김윤숙(47)씨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안타까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30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도 오전 중 1500명이 넘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12시쯤 그늘막 아래로 조문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눈시울을 붉히거나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몸을 흔들면서 통곡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추모객들은 20명 가량 줄지어 헌화한 후 묵념했으며, 일부 조문객들은 신발을 벗고 절을 올리기도 했다.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한화갑 전 의원 등은 조문을 마친 시민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마움을 표했다.서울시는 음료대 4개소와 아리수 1만병, 이동식 화장실 5곳을 설치해 조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한편 광장 분향소 왼쪽에는 지난 18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분향소도 보였다. 작은 테이블과 은박 돗자리로 마련된 시민 분향소에는 비교적 조문객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었다.

대전에 사는 박재용(51)씨는 "업무 때문에 서울에 왔다가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분향소를 찾았다"면서 "우리가 그 분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며 애도했다.회사원 이재원(28)씨는 "병세가 안정되고 있다는 소식에 기적처럼 일어나실 줄 알았다"면서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드린데 이어 또 한 번 이런 일이 생겨 착찹하다"고 말했다.

또 전라도가 고향이라는 김용옥(47)씨는 "'호남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역사상 다시 나올 수 없는 지도자였다"면서 "특히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은 큰 슬픔에 빠져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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