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가지 않은 길, 가고 싶은 길
입력
수정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 그리고 똑 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많은 이들이 애송하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다. 인생 후반기에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면서 결국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절절히 다가오는 시구들. 특히 가족도 개인의 삶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일에 매달려온 경영자 가운데 눈물없이는 이 시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시의 가치를 잘 알면서도 이 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 100세 시대…. '가지 않은 길'이 없는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자. 첫 직장에서 은퇴하고 아무 일 안하면서 노후를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70세가 다 되도록 일하고 있다. 평균수명은 80세를 코앞에 두고 있다. 한 직장에서 은퇴하면 더 이상 일할 필요도, 능력도 없고 몇 년 내에 사망하던 옛날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경험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처한 환경은 분명히 다르다. 누군가는 평생을 이 길, 저 길 끌려다니면서 고단하게 일해야 겨우 살 수 있게 됐다. 반면 사정이 나은 사람들은 장수의 혜택으로 가지 않은 길을 가 볼 수 있는, 해보지 못한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해볼 수 있는 희망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우리 세대의 첫 경험이다. 미국에서 1989년 40대 이상의 중장년 층이 인구의 중심 세대로 떠오른 것을 필두로 대부분의 나라들이 20세기 들면서 중장년들이 중심이 되는 '원숙한' 사회가 됐다. 이제 이 중장년들이 더 일을 하고, 자신의 길을 찾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 행복해지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불행해지는 세계가 된 것이다. 개인의 인생으로 보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털고 '가고 싶은 길'을 찾아 새롭게 공부하는 진정한 자기경영의 시대가 온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희망을 가진 세대가 중심이 돼 갈 때 사회는 더 성장하고 전진하는 것이다.
다행히 일에 관한 우리의 전통적 정서는 이 원숙한 시대와 제법 잘 어울린다. 역사를 보면 우리에겐 정년이 사실상 없었다. 고려시대엔 정년이 70세였고 직무능력이 있으면 90세에 임용되기도 했다. 조선의 경우도 '경국대전'에 따르면 행정가의 정년이 70세, 육체적 근로자는 66세, 장인들은 60세로 정해져 있었고 모든 경우에 능력이 있으면 재임용됐다고 한다. 우리끼리 정해놓은 정년이라는 고정관념만 벗어던질 수만 있다면 중장년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가고 싶은 길'을 찾는 분들을 위해 명시에 손을 살짝 대봤다.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 나는 먼저 마음이 끌리는 한 길을 택했습니다.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중에 가고싶은 한 길을 남겨놓았다고, 그리고 그 덕분에 항상 희망이 남아있었다고."
권영설 한경 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많은 이들이 애송하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다. 인생 후반기에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면서 결국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절절히 다가오는 시구들. 특히 가족도 개인의 삶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일에 매달려온 경영자 가운데 눈물없이는 이 시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시의 가치를 잘 알면서도 이 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 100세 시대…. '가지 않은 길'이 없는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자. 첫 직장에서 은퇴하고 아무 일 안하면서 노후를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70세가 다 되도록 일하고 있다. 평균수명은 80세를 코앞에 두고 있다. 한 직장에서 은퇴하면 더 이상 일할 필요도, 능력도 없고 몇 년 내에 사망하던 옛날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경험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처한 환경은 분명히 다르다. 누군가는 평생을 이 길, 저 길 끌려다니면서 고단하게 일해야 겨우 살 수 있게 됐다. 반면 사정이 나은 사람들은 장수의 혜택으로 가지 않은 길을 가 볼 수 있는, 해보지 못한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해볼 수 있는 희망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우리 세대의 첫 경험이다. 미국에서 1989년 40대 이상의 중장년 층이 인구의 중심 세대로 떠오른 것을 필두로 대부분의 나라들이 20세기 들면서 중장년들이 중심이 되는 '원숙한' 사회가 됐다. 이제 이 중장년들이 더 일을 하고, 자신의 길을 찾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 행복해지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불행해지는 세계가 된 것이다. 개인의 인생으로 보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털고 '가고 싶은 길'을 찾아 새롭게 공부하는 진정한 자기경영의 시대가 온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희망을 가진 세대가 중심이 돼 갈 때 사회는 더 성장하고 전진하는 것이다.
다행히 일에 관한 우리의 전통적 정서는 이 원숙한 시대와 제법 잘 어울린다. 역사를 보면 우리에겐 정년이 사실상 없었다. 고려시대엔 정년이 70세였고 직무능력이 있으면 90세에 임용되기도 했다. 조선의 경우도 '경국대전'에 따르면 행정가의 정년이 70세, 육체적 근로자는 66세, 장인들은 60세로 정해져 있었고 모든 경우에 능력이 있으면 재임용됐다고 한다. 우리끼리 정해놓은 정년이라는 고정관념만 벗어던질 수만 있다면 중장년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가고 싶은 길'을 찾는 분들을 위해 명시에 손을 살짝 대봤다.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 나는 먼저 마음이 끌리는 한 길을 택했습니다.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중에 가고싶은 한 길을 남겨놓았다고, 그리고 그 덕분에 항상 희망이 남아있었다고."
권영설 한경 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