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보다 사람이 더 중요…예보관 육성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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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국인 고위공무원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기상학을 사랑하고 변화를 만드는 것을 즐깁니다. 한국 기상청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
케네스 크로포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65)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변화하는 과학기술을 적용해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예보를 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지난해 외국인을 공무원에 임용할 수 있게 국가공무원법이 개정된 이후 첫 발령 케이스다. 기상학자인 그는 1급 차장급으로 임명됐지만 연봉은 이명박 대통령(1억6867만원)의 약 두 배인 26만달러(3억2500만원)에 달한다. 크로포드 단장은 미국 국립기상청에서 30년 가까이 일해온 대기과학 분야 전문가로 오클라호마대학 기상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크로아티아공화국 기상선진화사업을 자문하기도 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한국의 기상예보 기술 수준을 진단한 뒤 2012년까지 선진화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겠다"며 "기상청 관계자들과 토론을 많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개선과제로 예보관의 역할 강화와 기상 레이더 운영시스템 개선,민간 기상업자와의 협력 등을 꼽았다. 크로포드 단장은 "대기 상태를 측정하는 컴퓨터 모델과 기술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예보에서 중심은 인간 예보관의 역할"이라며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에는 국토해양부,기상청,공군 등에서 모두 26개의 레이더를 각자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동일한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해 1분 단위로 기상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122개의 레이더에서 분단위로 수집한 자료가 레이더 운영센터를 통해 공유된다"며 "한국은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미국보다 나은 만큼 레이더 간 네트워크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기상정보는 경제나 비즈니스 등 국민의 삶에 유용한 정보가 돼야 한다"며 "기상청이 리더십을 발휘해 민간 기상업체들과 공조를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기상 관련 산업 발전에 관심을 나타냈다. 크로포드 단장은 "한국은 산악이 많은 복잡한 지형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데 따른 습기 등이 변화무쌍한 날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예보의 어려움을 지적한 뒤 "예보실패에 대한 비난을 받지 않는 유일한 길은 더 좋은 예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지 않고 5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며 "한국의 지형과 대기에 대해 더 공부하고 유능한 기상청 인력들과 토론해 더 좋은 예보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이어 "(목표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올바로 가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 국민과 기상청이 거는 기대와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잘 알기에 한평생 기상업무에 종사하며 전문가로 자부해온 역량과 아이디어,국제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