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동남아 직업교육센터장 "한국식 자격증제도 배우고 싶어"

"브루나이는 직업교육 방식을 비롯해 사회 제도 대부분이 영국 것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이 한국 고유의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일궈낸 것은 경탄스러운 일입니다. "

하지 아왕 유소프 빈 하지 아왕 모하마드 동남아시아 교육장관기구 직업기술교육지역센터(SEAMEO VOTECH) 센터장은 21일 이같이 밝혔다. 브루나이인인 그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 · 원장 권대봉)이 지난 20일까지 서울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개최한 아 · 태지역 전문가 연수 프로그램 및 공동세미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하지 아왕 모하마드 센터장이 총괄하는 센터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 지역 11개 국가가 인재개발 정책을 교류하고 공동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1965년 설립한 국제기구다.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이 준회원국으로 후원하고 있다.

그는 "한국 직업교육 현황에 대해 자세히 소개받으면서 깜짝 놀랐다"며 "외국 제도를 그대로 도입한 브루나이와 달리 한국은 모든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 고유의 상황에 맞게 스스로 결정한 것을 쓴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밝혔다. 예컨대 한국의 자격제도는 정부와 산업계가 공조해 민간자격과 국가공인자격 · 국가자격이 적절히 영역을 나눠 갖고 있다는 것.그는 "브루나이는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민간자격 중 대부분이 쓸모가 없으며,이 때문에 기술을 갖고도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를 모두 수입해 쓰는 브루나이의 경우 현대 · 기아 · 쌍용차의 비중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격을 갖춘 정비사와 부품을 구하지 못해 유지 · 관리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 아왕 모하마드 센터장은 또 "발달한 IT 직업교육 등에 대해서도 배울 점이 많다"며 "한국 정부가 아시아권 국가들과 국제 컨퍼런스나 워크숍 · 세미나 등을 통해 경제성장 경험을 나누고 직업교육 분야의 노하우도 전수해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직능원과 SEAMEO VOTECH는 21일 연구 네트워크 활성화와 국제협력,정보 공유 등을 목적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