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고공행진…삼성·하이닉스 실적 '가파른 회복'
입력
수정
고정거래가 또 5.2% 올라D램 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년6개월 만에 영업 원가를 돌파한 여세를 몰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고 하이닉스반도체도 2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하이닉스의 격차는 삼성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낸드플래시 생산비중을 높여놓은 데 따른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사상최대
글로벌 2강체제 사실상 굳혀
◆D램 연초 대비 74% 올라21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초 1.34달러였던 D램(1기가비트 DDR2 기준) 고정거래가격이 최근 1.41달러로 5.2%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델과 HP 등 대형 PC업체들과 거래하는 값을 기준으로 하는 고정거래가격은 D램 시황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다. D램 값은 올초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PC 업체들이 한꺼번에 주문을 줄이면서 0.81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재고 소진에 따른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 4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1.41달러까지 올랐다. 연초 저점 대비 74% 이상 오른 것이다.
◆추가 상승에 무게감
재고조정을 마친 PC업체들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비해 D램 주문량을 늘려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됐다.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D램 업체들이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에 걸쳐 대규모 감산에 나섰던 것도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관리에 신경을 쓰는 PC업체들의 선주문이 잇따르면서 지난 2분기 동안 D램 가격이 18%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반도체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오는 10월 말 새롭게 선보일 '윈도7'은 올 하반기 반도체 경기의 본격 상승을 이끌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MS의 윈도 비스타에 실망했던 PC 수요가 이번 윈도7 출시와 맞물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윈도7에 기존 D램(DDR2)보다 성능이 40~50% 향상된 D램(DDR3) 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호재다. DDR3 가격은 DDR2보다 0.4달러 정도 높아 업계의 채산성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삼성-하이닉스 사상 최대 점유율
D램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글로벌 양강체제를 완전히 굳혀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에서 각각 34.1%와 21.7%의 점유율을 차지,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후발업체인 3위 일본 엘피다(16.5%), 미국 마이크론(13.9%),대만 난야(5.3%)와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아이서플라이 관계자는 "반도체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DDR3 제품의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D램시장의 주도권은 반도체 업체들이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분기 세계 D램 시장은 전 분기보다 34% 늘어난 45억달러 규모로 각 업체들의 D램 출하량은 약 14% 증가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