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줄여라…가족감염땐 재택근무"

美정부, 기업 신종플루 대응지침
미국 정부가 20일 기업들에 대한 신종 플루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 미 상무부와 보건복지부 국토안전부가 이날 공동 발표한 지침은 질병통제센터(CDC)가 마련한 것으로 오는 가을과 겨울 독감 시즌이 다가오는 데다 신종 플루마저 기승을 부릴 수 있어 기업들이 엄격한 예방 조치와 감염 직원의 유연한 병가 조치 등을 취하도록 한 게 골자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예방주사를 맞도록 하고 △불요불급한 대면 회의와 여행을 취소하며 △감염 증상을 보이는 직원들을 신속히 귀가시키고 △증상이 심하면 병가를 내 줘 치료받을 수 있게 하며 △직원 가족 중 감염자가 있거나 자녀 학교가 신종 플루로 일시 휴교했을 경우 재택 근무를 허용하도록 했다. 기업들은 병가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직원들이 이를 숙지토록 했다. 게리 로크 상무장관은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종 플루가 더 창궐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신종 플루로 가용 노동력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일 기준 전 세계 신종 플루 사망자 수가 최소 1799명에 이르고 확진 환자는 18만216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까지 세계 신종 플루 사망자가 146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도 안 돼 희생자가 300여명 늘어난 셈이다.

신영수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어느 시점에 가면 신종플루 확산이 가속화돼 환자 수가 3~4일마다 두 배씩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각국의 철저한 대비를 촉구했다. 겨울철인 중남미 지역에선 사망자 수가 1300명을 돌파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이 477명으로 가장 많은 신종 플루 사망자가 발생했고 아르헨티나 404명,브라질 368명 등 남미지역 희생이 컸다. 신종 플루 발원지인 멕시코(164명)와 칠레(105명)도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 일본에서는 일주일 새 신종플루 감염자가 11만명 증가하는 등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