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리튬이온 2차전지' 전성시대 연다

LG화학이 일본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21일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IIT에 따르면 LG화학의 소형 리튬이온 전지 세계 시장점유율은 작년 4분기 7%에서 올 2분기 14%로 2배가 뛰며 소니를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라섰다. 소니는 같은 기간 14%에서 13%로 1%포인트 떨어졌다. 1위 산요는 20%로 제자리걸음했고,2위는 삼성SDI(19%)로 조사됐다. LG화학은 또 이날 미국 시장조사 및 컨설팅회사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수여하는 '올해의 2차전지 기업상'을 받았다. 2차전지 기업상은 올해 처음 제정된 분야다. LG화학은 1998년 국내 최초로 노트북 및 휴대폰용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한 데 이어 최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중 · 대형 2차전지 개발에 나서며 시장을 선점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반석 부회장은 "한국보다 기술력에서 10년 이상 앞섰던 일본 유수 경쟁기업을 제치고 선정됐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쾌거"라고 말했다. ◆리튬이온 전지 매출 급증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상관없이 HP 델 애플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 유수의 컴퓨터 · 휴대폰 제조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밀리면서 매출액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차전지 매출은 625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329억원)에 비해 87.7% 증가했다.

LG화학은 지난 1월 GM이 내년부터 양산할 '시보레 볼트'의 리튬이온전지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내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연간 6만대(업계 추정) 규모의 리튬이온 전지를 공급하게 된다. 지난 6일에는 GM이 2011년 내놓을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형 플러그인 전기자동차 '뷰익'의 배터리 단독 공급권도 따냈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 전지 4000개 용량과 맞먹는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이뤄지면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20% 시장점유율 목표

LG화학은 2차전지 분야를 미래 캐시카우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2차전지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9.8%에 머물렀지만 사업전망은 밝다. 업계에서는 전기자동차 시장규모가 올해 95만대에서 2015년에는 46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올해 1조원 규모에서 10조원 규모로 10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이 공급하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본 경쟁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값은 10~15% 비싸지만 에너지효율은 30% 이상 높다. 이에 따라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은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로 리튬이온 전지를 선호하고 있다. JP모건은 전기차용 전지 시장에서 리튬이온전지 비중이 올해 16.1%에서 2020년 93.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은 충북 오창테크노파크에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세계 첫 전기차 배터리 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도 2012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이 되면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2조원의 매출과 20%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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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수소전지 · 리튬이온전지=니켈수소전지는 음극은 수소흡수합금,양극은 니켈로 이뤄진 2차전지로 가격이 싸고 충전용량이 크다. 니켈수소전지를 대체해가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는 음극은 탄소,양극은 리튬코발트 산화물로 이뤄졌다. 니켈수소전지에 비해 가볍고 한번 충전으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