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의 힘'…사상최고가 경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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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나흘째 질주' 첫 10만원대 진입우리나라 증시를 대표하는 블루칩들이 잇따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대에 올라섰고 삼성전자도 역사적 고점 돌파 초읽기에 들어섰다.
LG화학도 역대 최고…삼성전자는 초읽기
이에 따라 삼성 · 현대차 · LG그룹의 시가총액 비중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재작년 고점인 2000선보다 크게 낮은 1600 아래에 머물고 있지만 국내 간판 블루칩들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승자로 부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블루칩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실적 전망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인 데다 외국인 지분율도 과거에 비하면 그리 높지 않아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코스피 연중 최고치 근접
코스피지수는 21일 0.29% 오른 1580.98로 거래를 마치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22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데 힘입어 장중엔 1590.15까지 상승,연중 최고치(1591.41) 경신을 노렸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1600선 근처에 오르자 프로그램 매물이 4000억원가량 쏟아지며 발목을 잡았다. 이처럼 코스피지수는 힘겹게 1600선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지만 국내 대표주들은 1년 신고가는 물론 사상 최고가까지 속속 돌파하고 있다. 이날은 현대차그룹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3.10% 오른 10만3000원에 마감,나흘 연속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10만원대를 밟았다. 전날 종전 최고가였던 9만8600원(2005년 12월15일)을 넘어선 데 이어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처음으로 14만원대에 오르는 등 연일 최고가 기록을 바꾸고 있다. 기아차는 1.74% 오르며 1년 래 신고가를 경신했다.
IT(정보기술)주도 역대 최고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2.30% 상승한 75만7000원으로 나흘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작년 5월15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76만4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기도 닷새 연속 오르며 10년 전에 기록했던 최고가(9만5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삼성SDI는 닷새 연속 오르며 1년 신고가를 새로 썼다. LG전자도 14만2500원으로 삼성전자와 작년 같은 날 기록했던 최고가(16만4000원)를 넘보고 있다. LG화학은 4.05% 오른 끝에 사상 처음으로 18만원대를 밟았고,LG생명과학도 장중에 상장 후 최고가를 뛰어넘었다.
이 밖에 한국타이어도 장중에 최고가(2만1500원)를 넘어섰다가 차익매물에 다소 밀려 2.44% 오른 2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KB금융도 연일 상승하며 지난 5월의 최고가 기록 재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휴켐스 제일기획 한국제지 코오롱 등도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 PER 아직 낮아
삼성 현대차 LG 등 3대 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승자로 부각되면서 증시에서 차지하는 시가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2007년 10월 말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 3대 그룹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4.18%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4.70%로 10%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과거 지수가 2000대로 올라갔을 때는 중국 관련주인 조선주 등이 급등세를 탔을 뿐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며 "이들 간판주의 강세는 글로벌 구조조정에 따른 승자의 독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지만 향후 실적 전망치도 가파르게 올라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가 최고치였던 작년 5월 23.2배였지만 현재는 15.3배(예상실적 기준)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PER는 2005년 11.6배에서 현재 15.6배로 높아졌지만 글로벌 경쟁자들이 대부분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는 2005년 당시 순이익이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추정치 2조원보다 많았지만 현 주가는 앞으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과 기관들도 이들 대표주를 선호하고 있어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지만 주식형펀드 환매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관들도 IT와 자동차 등 확실한 종목만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부담으로 증시 수급이 빈곤해질수록 간판 블루칩에 매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진형/강현우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