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초대사장의 과제] '통합 주ㆍ토공' 몸집ㆍ부채 줄이기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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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제고방안 마련 시급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하나로 묶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에 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이 임명됨으로써 1993년 첫 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 16년 만에 주공 · 토공 통합이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초대 사장은 부사장,이사 등 경영진 구성을 마친 다음 구체적인 통합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토지주택공사가 공기업이라는 점을 감안,공익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진주ㆍ전주 본사 이전 문제 풀어야
◆임원은 민간출신으로
통합공사는 10월1일 정식 출범한다. 양 공사 직원은 통합공사 직원으로 인정되지만 임원은 통합과 동시에 임기가 끝난다. 두 회사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5조원,부채 85조원에 달한다. 직원은 7300여명이다. 통합공사는 자산 규모로 삼성그룹(175조원),한국전력(117조원)에 이어 3위다.
이 때문에 자칫 개혁에 실패할 경우 몸집만 비대한 공룡 공기업이 될 수 있다. 물론 정부는 주택 공급과 택지 개발을 맡았던 두 공기업을 합쳐 중복된 기능과 인력을 해소하고 자산을 매각하면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장은 그동안 주공과 토공의 통합은 한국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따라서 통합 시너지 효과를 거둘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속 인사도 관심 대상이다. 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인사 내용에서 엿볼 수 있어서다. 통합사무국은 부사장,이사 등 6명의 상임이사를 24일부터 공모할 예정이다. 민간기업 CEO 출신인 이 사장은 관료 출신이나 주공 · 토공 전 · 현직 임원을 가능한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뒤 부채만 100조원
이 사장 앞에 놓인 과제 가운데 하나가 불협화음 없는 통합이다. 통합으로 조직이 흔들릴 경우 △주택가격 안정 △서민주거복지 △택지공급이라는 통합공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어진다. 물론 이 사장의 추진력이나 조직 장악력 등을 감안할 때 이른 시일 내 통합을 마무리하고 본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부채 해결도 고민거리다. 통합공사의 부채는 총 85조원.현 상태로 가면 통합공사는 2011년에 부채만 10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통합공사는 보금자리주택(임대아파트)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데다 건설사들이 자금난과 경기회복 지연으로 택지 매입을 꺼려 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다. 이 사장은 국민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서도 자체 수익을 통해 회사를 경영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본사 이전지,통합방식 해결해야
통합공사 이전지를 둘러싼 문제도 풀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 방안에 따르면 2012년까지 토공은 전주로,주공은 진주로 본사를 옮겨야 한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통합공사 인력을 분산배치하고 인력이 적은 곳에 본사를 두는 '누더기 이전'이 될 수도 있다.
이 사장이 정부,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합 방식도 결론을 내려야 한다. 토공은 주택과 토지사업부문을 나눈 '사업부제 방식'이 재무 부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공은 중간재인 택지와 최종 생산물인 주택,도시 사업기능이 함께 해야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단순통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